[팩트 요약]
- 의식·감정은 알고리즘 밖의 영역
- 뇌과학, 이제 '쥐의 뇌' 재현 단계
- '로보어드바이저'도 제한된 역할에 머물러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차 대국이 열린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내 공개해설장에서 구글 관계자들이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이길영의 분석코멘트]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전체 대결 5국 중 제1국부터 제3국까지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이겼으나 제4국에서는 이세돌 9단의 변칙적인 묘수에 걸려 실수를 연발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인공지능은 그동안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알고리즘(algorithm)을 갖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맹점은 축적된 빅데이터 안에 없는 수가 나타날 경우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맹점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제4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요즘 전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투자컨설팅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유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금융권에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빅데이터에 기초해 투자상품을 분석하고 최상의 답을 찾는 알고리즘(algorithm)이다.

정상시장에서는 사람보다 훨씬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답을 찾을 수 있으나 빅데이터에 축적이 안 된 블랙스완(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일이 현실로 나타남)을 만나면 파괴적인 답을 낼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알고리즘은 비슷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컴퓨터가 비슷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투자에 있어 한 번의 큰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가 핵심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우며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보조적인 선에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또 '로보어드바이저'에서는 알고리즘의 맹점을 역으로 이용하는 역정보에 대해서도 경계를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빅데이터를 일정기간 역정보가 지배하게 하고 이것에 기초해 '로보어드바이저'가 이루어질 경우 역정보를 심은 쪽에서 한순간에 시장변동성을 극대화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로스차일드가가 오프라인에서 행했던 역정보를 통한 변동성 확대전략이 온라인으로 옮겨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로스차일드가는 1815년 6월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의 프랑스군과 웰링턴 장군의 유럽연합군이 대치하고 있는 전쟁 상황을 정보원을 통해 신속히 입수하면서 런던증시에서 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결국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크게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영국에서는 유럽연합군이 패할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었다. 이에 로스차이드가는 전쟁소식이 도착하기 전에 런던증시에서 대규모 매도를 단행했으며, 로스차일드가가 주식을 판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런던증시의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변하자 이번에는 로스차일드가에서 대량의 주식을 헐값으로 거둬들였다. 이틀 후 유럽연합군이 나폴레옹군에 크게 승리했다는 소식이 런던증시에 뒤늦게 전해지자 런던증시는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로스차일드가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린다.

종합해보면 사이버테러 및 해킹도 컴퓨터를 매개로 이루어지듯이 큰 돈이 걸려 있는 금융투자의 세계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얼마든지 특정 세력에 의해 빅데이터의 조작이 가능하며, 언제든지 빅데이터의 맹점을 파고들어 역정보를 흘리면서 블랙스완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에 빅데이터에 의한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다양한 편리함을 주겠지만 한편으로 거대한 음모를 조작하면서 사이버세상에서 우리를 호시탐탐 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 선택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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