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저성장시대에 대한 인식과 대응전략 조사' 결과

지난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드론의 날'에서 드론이 비행을 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기업의 수익원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자들이 더 빨리 변하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존 수익 모델이 사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양대 견인차인 전자와 자동차의 경쟁력이 갈수록 후발주자와의 간격이 좁혀지면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일 국내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저성장시대에 대한 인식과 대응전략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가량(49.9%)은 "지금 수익원은 사양화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귀사의 생명력은 얼마나 유지될까'라는 물음에 평균 8.4년이라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시장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업종이 6.5년으로 가장 짧았고 다음이 자동차로 8년, 이후 기계·철강 9년, 정유 10년, 섬유는 15.9년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기술력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시장과 경쟁자들이 더 빨리 변하고 있어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그렇다고 고객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에 급급하고 중장기적인 변화를 외면한다면 시장의 범용화(commoditize)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내외적 시장환경의 변화속도를 100마일(mile)이라고 할 때, 귀사의 적응속도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물음에 74마일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경쟁은 많이 심화된 반면 규제나 자금조달은 조금 나아졌다'는 기업들은 힘들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시장환경 변화가 어떤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008년말 경쟁개선도가 100이었다면 지금은 90으로 더 심화됐고, '노동시장 유연성'은 94.1까지 떨어졌다. 사회적책임 완화도도 96.5까지 떨어져 심화됐다. 반면 규제개선도, 자금조달 개선도는 각각 105, 103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졌다.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기업들은 네가지로 답했다. 융합(Convergence) 24.8%, 저비용·고품질(Cost saving) 17.2%, 사회공헌(Contribution) 13.3%, 창조적 인재(Creative talents) 13.2% 이른바 '4C'다. 

특히 '지금은 우리 전통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융합을 통해 충분히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데 기업의 66%는 동의했다. 실제 '미래 융합가능한 기술'을 묻는 질문에 ICT·가전 업종은 '사물인터넷'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자동차나 부품기업들은 '인공지능·로봇, 3D프린팅, 드론'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스마트쉽 등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는 조선 및 기자재업종도 '인공지능·로봇, 3D 프린팅, 가상현실' 등에 관심을 뒀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융합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CEO가 먼저 열심히 배워야 한다"며 "천리마를 재빨리 알아채는 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래 유망산업'으로 응답 기업들은 에너지·환경(34.4%), 바이오·헬스(21.5%), ICT 융합(19.2%),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15%), 고부가가치 서비스(9.4%) 등을 꼽았다. 

혁신을 위한 정부정책을 묻는 질문에 '불확실한 미래산업에 모험자본 유입환경 구축'(48.8%)이 가장 많았고 이어 '규제혁신'(46.2%), '창조적 인재육성'(31.0%)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한국기업의 3년 생존율은 38%에 불과해 OECD 조사대상국(25개국) 중 하위권에 그친다"며 "불황에 쫓겨 단기이익에 급급하다보면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소중한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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