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실적 컨센서스가 6개월 전과 비교해 14%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오업종은 38% 급락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기준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89조2000억원, 14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전 전망치와 비교하면 각각 13.5%, 13.6%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6개월 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18조7000억원에 달했고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소폭(5조원) 줄었지만 여전히 200조원 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1개월 전인 12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10월과 비교해 약 12조원 급락한 데 이어 올해 1월 기준 12조6000억원이 추가로 하락하며 예상 영업이익이 2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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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바이오업종이 지난 6개월 전과 비교해 38%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시설 및 서비스 업종이 37.7%의 하락률을 기록해 뒤를 이었고 이밖에 보험(-36.4%), 전력(-35.8%), 건축자재(-26.3%) 등의 순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9.3% 하락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고 있는 데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2일 발표된 중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7을 기록해 지난 201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지수가 50을 하회했다. PMI 지수가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의 신호로 읽힌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욱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올해(2019년)와 내년(2020년)에 대한 미국 증시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가팔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010.00) 대비 16.3포인트(0.81%) 하락한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약 두 달여만이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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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해야만 국내 증시도 상승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시의 방향성이 기업 펀더멘털을 기초로 하는 만큼 실적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연구원은 "지난해 9~10월 증시 조정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지만 12월 이후에는 실적이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며 "삼성전자 등 IT 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뿐만 아니라 업종 전방위적으로 실적 감익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정상적인 경기 상황을 상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실적의 하락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대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펀더멘털이 부진한 반면 가격메리트는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중국 경기둔화, 반도체 업황 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악재를 고려하면 1월 증시환경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가 경기사이클 측면에서 둔화국면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는 2월 지난해 실적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집중되면 수급 공백을 노린 순매수 대응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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