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모든 사람은 ‘미스터 마켓’이라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현대증권투자의 아버지인 벤저민 그레이엄과 그의 제자인 워렌 버핏은 자주 미스터 마켓에 대해 언급했다.

미스터 마켓은 나와 사업을 같이 하는 동업자다. 그런데 그는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한 사람이다. 아침햇살이 밝게 비치는 기분 좋은 날은 자신의 주식 지분을 나에게 말도 안 되는 높은 가격에 팔겠으니 사라고 요청한다. 그 다음날은 날씨가 우중충해서인지 부인과 부부싸움을 했는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내게 와서는 자신의 지분을 말도 안 되는 헐값에 넘길 테니 나에게 그 주식을 사달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미스터 마켓은 하루 하루 기분이 달라져서 자신의 주식을 때론 비싸게 때론 싸게 팔겠다고 소리치고 다닌다. 한 마디로 정서불안처럼 보인다. 시간이 허락하면 손을 잡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데려가서 진료를 받게 하고 싶은 그런류의 사람이다.

그에게는 장점도 있다. 자신이 허튼 소리를 매일 해대면서도 무시당할까 별로 개의치 않는 다는 것이다. 자신이 제시한 가격에 내가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는다. 그리곤 사라졌다가 내일 다시 나타나서 말도 안 되는 새로운 제안을 한다.

또 한 가지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단기적으로는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정확한 가격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 매일은 자신의 주식에 대한 가격을 놓고 널뛰기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정확한 기업의 가치와 주가를 제시한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이미 알겠지만 이 미스터 마켓은 주식시장을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가치는 장기적으로는 변하지만 적어도 하루 하루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격은 매일 매일 다르게 형성된다. 하루 사이에 회사에 달라진 내용의 없는데도 투자자들은 어제는 모두 주식을 팔아버릴 것처럼 불안해하다가 오늘은 다들 주식을 못 사서 안달이다.

투자자들은 이 변덕쟁이 미스터 마켓의 성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다음으로 그가 하루 하루 다르게 제안하는 가격은 무시하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그가 다른 날보다 정신이 더 혼미해서 정말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겠다고 하면 못이기는 척하고 사주면 된다. 그 다음은 기다리면 된다. 그가 정신이 돌아와서 상당히 높은 가격에 주식을 자기에게 다시 팔라고 이야기하면 넘기면 된다. 그렇다고 그에게 미안할 필요는 없다. 그는 자신이 과거에 한 일에 대해서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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