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감안해 우리나라 전기차 배터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EU 자동차시장은 한국 자동차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이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EU(유럽연합) 자동차 시장의 중장기 발전방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EU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 관련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 등으로의 전환이 점차 빨라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관점에서 EU 자동차 시장의 구조변화는 역외 완성차 기업 뿐만 아니라 전기 및 정보통신 관련 비 자동차 제조기업들의 참여 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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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자동차 시장은 중국, 미국 등과 함께 세계 3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연간 신차판매대수가 1760만대로 세계 판매량 대비 1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도 전세계 자동차의 20% 가량을 제조하고 있다.

EU자동차 시장은 판매 부문에서 역내 기업 브랜드 점유 비중은 70%, 디젤차의 점유 비중은 50% 내외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생산 부문에서는 90% 가까운 부품을 역내에서 조달해 제조하는 준자급형태의 공급망 체계가 구축돼 있다. 투자 부문에서는 주요 EU국가들의 매출액에서 연구개발(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R&D 집약도가 경쟁국은 물론 전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으로 촉발된 디젤게이트 이후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디젤차를 중심으로 구축된 자동차 시장 구조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EU는 2030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목표를 2021년(95g/km) 대비 37.5% 추가 감축할 예정이다. 각국 정부도 향후 10~20년 이내에 디젤과 가솔린을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정책 등을 발표했다.

또 프랑스,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등 EU 각국 정부는 향후 10~20년 이내에 디젤과 가솔린을 포함한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정책을 발표한 상태다.

[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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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제조사들은 일부 디젤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친환경·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 유럽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현재 보조주행(1레벨)이나 부분 자율주행(2레벨)으로 하위레벨인 자율주행차 자율주행발전단계도 2020년 완전자율주행(5레벨) 직전인 조건부자율주행(3레벨)이나 고도자율주행(4레벨)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기존 EU 자동차시장은 세계적 규모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달리 생산, 판매의 상당부분을 역내 제조업체가 과점하는 공급체제를 형성해왔다"며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친환경차로의 전환과 자율주행차 개발' 전략 하에서는 전기동력 및 ICT 관련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이 적극 추진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인텔과 엔비디아 등 미국의 ICT 업체가 주요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관련해 바이두 등 중국 업체의 진출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BMW와 다임러 등 유럽의 완성차 제조사들은 최근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관련, 바이두와 협업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개방형 시장 구조로 경쟁 심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친환경, 자율주행자 연관 산업에 대한 R&D 투자 확대, 전문인력 육성, 산업기업간 협력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전기 배터리, ICT 등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의 수출 확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성장동력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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