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과잉반응 속에 역발상 기회가 있다
인기주가 아니라 비인기주를 사라

거꾸로 비행하는 비행기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늘 소수이다. 실패하는 다수는 자신이 성공하는 소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늘 사람이 적은 쪽에 줄을 서야 한다. 소수의 생각, 남과 다른 생각이 바로 역발상투자법이다.

역발상투자라고 하면 반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된다. 남이 사면 나는 판다. 호재가 나오면 팔고 악재가 나오면 오히려 산다. 주가가 하락하면 사고 주가가 상승하면 판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로 하면,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기 전에 바보가 된다.

역발상투자란 무조건 반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더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이 역발상의 원리다.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남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이다. 역발상 투자의 대가 중 한 사람인 데이비드 드레먼의 책을 통해 그의 역발상 이야기를 들어보자.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투자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 저 / 이건, 김홍식 역 / 흐름출판


투자자들은 항상 과잉반응한다

드레먼의 역발상투자의 근거는 투자자들이 ‘과잉반응’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가끔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투자자들은 과잉반응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항상 인기 있는 주식을 사려고 몰려든다. 그리고 주가가 하락하면 팔지 못해서 안달을 낸다. 이 같은 과잉반응이 주가를 때로는 지나치게 높게, 때로는 지나치게 낮게 만든다.

사람들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박식하지도 않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심리의 영향을 받아 흔들린다. 투자자의 과잉반응은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역발상 투자자들은 바로 이러한 다수 투자자들의 행동패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은 효과가 없다

투자분석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여전히 기술적 분석이다. 하지만 과거의 정보를 통해 미래 주가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는 없다. 차트는 과거의 주가에 대한 정보만을 담고 있다. 과거의 정보로는 결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현대투자이론의 근간인 효율적시장가설의 첫 번째 결론이다(투자자들은 과거의 정보를 통해 초과수익률을 거둘 수 없다-약형 효율적 시장가설). 드레먼의 조언이다. “시점선택이나 기술적 분석은 사용하지 말라. 이런 기법은 돈만 잡아먹는다.”

기본적 분석도 효과가 없다

기술적 분석이 성공투자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대체로 수긍이 될 것이다. 그런데 드레먼은 기본적 분석도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기본적 분석은 보유 자산이나 이익 등 주로 재무상황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하는 방법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수단들이다.

드레먼이 기본적 분석이 효과가 없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도 전반적으로 시장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본적 분석을 위해서는 미래의 이익과 성장률 등을 예측해야 하는데 이는 어렵고 불확실한 일이다. 

효율적 시장가설이 정답인가

‘과거의 정보뿐 아니라 현재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도 주식시장을 이길 수 없다.’ ‘모든 투자자들은 시장의 평균(인덱스)을 넘어서는 초과수익을 거둘 수 없다.’ 다시 말해 기본적 분석도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이 주장이 바로 효율적 시장가설의 두 번째 결론이다(투자자들은 알려진 공식정보를 통해 초과수익을 거둘 수 없다-준강형 효율적 시장가설)

그렇다면 드레먼은 효율적 시장가설의 지지자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드레먼은 효율적 시장가설(EMH)과 현대포트폴리오이론(MPT)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무도 시장을 능가할 수 없다면 종목 선택과 적극적 투자는 필요가 없다. 그리고 모든 투자자들은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똑같은 수익을 기록해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효율적 시장가설은 ‘확실하게 틀렸다’는 것이다.

인기 없는 주식을 사라

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투자

그러면 시장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된단 말인가? 드레먼은 투자의 성패가 앞서 말한 경제학자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나 수학적 접근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에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역발상 투자자들은 인기주보다 비인기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PER주 보다 저PER주를 공략해야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기 없는 주식을 사라”는 것이다.

드레먼이 말하는 인기 없는 주식은 저PER 주식, 저PBR 주식, 저PCR 주식, 저PDR 주식이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주식은 저PER 주식이다. 저자는 다양한 분석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대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저PER 포트폴리오를 1년 마다 한 번씩 리밸런싱(재조정)하는 것으로도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이기는 게임을 하라

저PER나 저PBR 주식 선택에 보조지표를 사용하는 '절충전략'과 일시적 악재에 의해 주가가 급락할 때 유용한 '위기대응투자전략' 등을 저자는 함께 제시하고 있다. 41가지 원칙으로 이 같은 역발상 투자원칙을 요약하고 있다.

투자의 원칙들을 나열하면서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역발상전략에 의한 투자는 장기게임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면 안 된다. 결국 대중과 다른 길을 가야하므로 비정상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조언은 ‘이기는 게임’을 하라는 것이다.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카지노의 두 개의 방을 예로 들고 있다. 적색방은 사람들로 우글거리는데 카지노가 60대 40으로 승률이 높은 방이다. 녹색방은 늘 한산한 데 손님이 이길 확률과 카지노가 이길 확률이 60대 40이다. 드레먼이 얘기한 적색방은 인기주식이 테이블에 놓여 있을 것이고 녹색방에는 비인기주식이 놓여 있을 것이다. 시장을 이기길 원하는 투자자라면 드레먼이 제시한 방법을 포함해 ‘이기는 게임’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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