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나올 때마다 역성장의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반도체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이익증가율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비우호적인 증시환경 속에서 시장 관심은 턴어라운드주에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기업 55개사의 잠정 영업이익은 21조1546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업이 지난해 1분기에 발표한 영업이익 33조8502억원보다 37.51% 줄어든 수준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두 달 간 1분기 이익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는데 이는 지난 4사업연도 동안 보인 1분기 실적시즌과는 다른 모습"이라면서도 "1분기이기 때문에 대규모 어닝쇼크의 가능성은 작게 평가되나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종목별로는 최근 전망치의 개수 증가와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코스피 이익은 둔화됐지만 그 속에서도 높은 이익 성장률은 보인 기업들이 눈에 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0.3% 증가한 1190억원, 매출은 11% 증가한 1조4000억원 기록했다. 이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는 화공 및 비화공 부문에서의 정산 이익과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 등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데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1~2년간 실적 개선이 대형 건설사 중 가장 가파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코오롱글로벌은 영업이익 277억원, 매출 7838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24% 증가했다. 신규 분양 주택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공공사 확대 등 정부 정책 수혜로 향후 실적 및 신규 수주 전망도 밝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1분기 실적 시즌에서는 건설사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101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시장 추정치(컨센서스)와 흡사한 실적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해외 현장인 아랍에미리트 원전에서 400억원의 추가원가가 발생했음에도 해외 부문 원가율 93.8%를 기록했다.

컨센서스 대비 17.4% 상회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면서 건설주가 저점을 딛고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그간 주택분양 감소 등으로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면서 반등의 조짐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도 개선됐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8249억원, 23조987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6.9% 늘었다.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94.4% 급증한 5941억원, 매출은 0.9% 감소한 12조4444억원이다. 현기차는 각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펠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의 판매 호조로 실적 점프에 성공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완성차 회사들의 1분기 실적은 평균판매가(ASP)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일회성 비용 환입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신차들의 글로벌 출시를 통한 판매증가 및 인센티브 하락을 기대할 수 있어 하반기 개선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