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MSCI EM지수 변화 때문?

수요일 잠시 주춤했던 외국인과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목요일 다시 재개되는 모습이다. 수요일 몫까지 쏟아낼 작정이었는지 외국인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규모는 4687억이나 되었는데,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4000억을 넘어선 것은 작년 10/23일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 동향 (단위 : 억)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에 대해 일부 증권사에서는 MSCI EM지수 내 한국 비중 축소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5월부터 중국 A주 비중을 확대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증시를 편입함에 따라 한국물 비중이 13%에서 12.3%로 줄어드는 영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물 비중 축소에 따른 외국인 매도는 최대 1.7조 정도인데, 외국인들은 6일 연속 순매도하며 이미 그 규모가 1조4990억에 달하고 있다. 한국물 비중 축소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는 그런 ‘일시적 현상’은 아닌 듯하다.

원/달러 환율 추이

목요일에도 환율은 달러당 2.9원이 상승하며 달러당 1191원에 마감했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원화 가치 하락이 빠르기에 외국인들은 환율 상승이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도체에 대한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 듯하다. 이전에는 2분기말 혹은 3분기에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낙관 속에서 미국이나 우리나라 반도체, 관련 장비주들이 강세를 보였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반도체의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상황이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도 5월 들어 약세가 뚜렷하다.

삼성전자 일봉

이런 부정적 외부 환경 속에서 국내 간판주들의 주가 움직임도 이전과는 다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3월 중순의 안정적 흐름과는 달리 단기 지지대를 붕괴시키고 추가 하락 조짐이 뚜렷하다.

결론적으로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 증시에 영향이 큰 반도체 관련 분위기도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싸늘한 분위기다. 시장의 기류가 올들어 가장 무거워지고 있다.

[ 2 ] 일진일퇴

하지만 긍정적인 뉴스도 나오고 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 결정을 6개월 유예할 것이라는 보도다. 현 시점에서 유럽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는 그야말로 무역전쟁에 휩싸일 것이기에 그 유예는 상당한 심리적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둘째, 미중 무역협상이 곧 다시 진행될 것이라는 보도다. 미중 무역분쟁은 작년 4분기에 충분히 충격을 받아서인지 미국 증시도 상당히 내성이 생긴 모습이다.

셋째, 북한에 대한 경제제제를 일부 해제할 것으로 검토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심리적 호재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속에서 연기금이 시장의 안정을 위해 본격 등장하는 모습이다.

연기금 동향 (단위 : 억)

목요일의 경우 연기금이 다시 유가증권시장에 대해 531억의 순매수로 개입하는 모습이며 이는 ‘낙폭이 클 경우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코스닥 일봉

코스닥시장의 경우도 수요일에 연기금의 자금 집행이 있었는지 기관들이 603억이나 순매수했고 2.7%나 급등했었다. 코스닥시장에 얼마나 강한 탄력이 잠재하고 있는 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결론적으로 시장은 일진일퇴다. 수요일은 예상을 넘는 시장의 탄력을 보여주었고, 목요일은 외국인들의 강한 매도 환경과 그 지속 가능성을 읽을 수 있었다. 치고받는 난타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 3 ] 예상 보다는 대응

코스피 1분봉

수요일의 기관 매수에 따른 코스닥시장의 강한 상승, 그리고 목요일의 외국인 대규모 매도는 모두 예상 밖이었다. 수요일 잦아지는 듯하던 외국인 순매도가 목요일 4천억이 상 급증할 지는 예상하기 힘든 영역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예상 보다는 대응’이 중요하며, 개장 후 수급 상황을 살핀 후 ‘발빠른 대응’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목요일 개장 후 20~30분 살펴보고 외국인 매도가 크고,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수요일 보다 훨씬 강한 분위기로 쏟아짐을 확인했다면, 이를 활용해 ‘고점 매도와 장중 저점 매수를 통한 단가 낮추기’에 나설 수 있었다.

금요일도 마찬가지다. 개장 초 30분 정도 외국인과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 방향을 살핀 후 단가 낮추기를 하든지, 반등을 노린 저점 매수 전략을 전개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것이다.

목요일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나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지트리비앤티 등의 수급이 좋은 재료주, 클래시스, 씨젠, 동성화인텍 등 실적호전주, 네패스, 에프에스티 등 시스템반도체 관련주 등 나름의 재료주들이 씩씩하게 버티는 모습이었다.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지노믹트리 등 최근 주목을 받는 종목들도 쉼없이 고개를 들거나 장 후반에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금요일 주식시장은 팽팽한 힘싸움이 전개될 환경이다.

개장 후 외국인 순매도와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얼마나 나올 지가 관건이겠지만, 그 분위기 속에서 코스닥 중심으로 재료주 장세가 전개될 지 중요한 힘싸움이 전개될 상황인 것이다.

재료주 장세의 전개냐, 전반적인 침체냐의 중요한 힘싸움이 관전포인트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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