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프리 닐의 역발상의 기술과 방법
틀린생각에서 벗어나려면 '반대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라.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나는 점점 더 소수의 편에 서는 게 낫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쪽이 언제나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괴테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힘들다. KTX 열차는 순방향부터 자리가 채워진다. 모두가 ‘예(YES)’라고 하는데 혼자서 ‘아니오(NO라)’고 말하려면 여러 사람의 부담스런 시선을 각오해야 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면 외롭다. 방향이 틀린 것이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는 소수의 편에 서야 한다. 대중을 따라가는 것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결과는 거의 좋지 않다. 역발상 투자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그러나 역발상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남들이 하는 것과 반대로만 하면 성공한다? 그러면 좋겠지만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냥 반대로만 했다가는 바보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역발상 투자를 시도해보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이 책은 유용한 도움이 된다. 국내 번역서의 제목은 ‘역발상의 기술’ 이지만 원제는 ‘역발상의 예술(The Art of Contrary Thinking)’이다. 투자는 기술이 아니다. 투자는 철학과 예술에 더 가깝다. 그런 점에서 역발상 투자의 기술이나 기법을 배우기보다 역발상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역발상의 기술

-험프리 닐 지음, 조윤정 옮김, 이레미디어.

(원제: The Art of Contrary Thinking)


역발상의 법칙

역발상 투자를 이해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저자의 생각으로 답해보기로 한다.

첫째, 역발상이란 무엇인가?

역발상(contrary thinking)이란 정치, 경제, 사회의 추세와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에 반대하는 것'이다. 역발상이란 ‘모든 문제의 양쪽 측면을 보는 습관’이다. 이렇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사고하고 판단하면 정확한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럼 두 번째 질문, 왜 역발상이 필요한가?

왜냐하면 대중의 견해는 시기적으로 옳지 않거나 오도되거나 명백히 틀릴 때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군중은 대부분 틀린다.”

세 번째, 그러면 대중은 왜 틀리는가?

개인은 머리(이성)로 생각하는 반면 군중은 가슴(감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추론과 분석에 따라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반면 군중은 감정과 기분에 따라 행동한다. 군중은 지도자를 추종하거나 지도자의 행동을 추종한다. 또한 군중은 전염에 취약하다. 따라서 유행하는 생각에 쉽게 사로잡힌다.

네 번째, 그럼 대중은 항상 틀리는가?

그렇지 않다. 대중은 사실 옳을 때가 더 많다. 문제는 “대중은 추세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옳지만 추세의 양 극단에 가서는 틀린다.”는 점이다.

다섯 번째 질문, 역발상은 어떤 점에서 유용한가?

군중과 반대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틀릴 때보다 옳을 때가 많다. 역발상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철저하게 생각하는 사고의 도구다. 역발상은 틀린 생각 혹은 실수를 피하게 해준다. 역발상적 사고는 돈을 벌어다 준다.

역발상적 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역발상적 사고의 여러 방법가운데 중요한 것을 몇 가지 추려보았다.

◇예측하려고 하지 말라

예측이 많은 주목을 받을수록 틀릴 확률은 더 높아진다. 왜냐하면 그들의 예측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순간 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예측을 믿는다면, 여러분은 예측된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다. 따라서 예측은 빗나가고 만다.

◇예측하지 말고 예상하라

역발상의 중요한 한 가지 목적은 일반적인 견해에 반대함으로써 미래를 예상하는 것이다. 예상이란 ‘미리 생각하여 둔다.’라는 의미다. 예측과 예상은 큰 차이가 이다. 예측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예상해 대비책을 세우라.

◇습관을 경계하라

습관은 우리의 정신을 틀에 집어넣는다. 이런 틀에서 빠져 나오려면 많은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역발상적 사고의 관점에서 군중행동을 생각할 때는, 군중의 사고습관뿐 아니라 자신의 사고습관까지 고려해야 한다.

◇비순응적인 사고

당시의 우세한 틀에 맞추어 사고하려는 것은 인간 본성의 변하지 않는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틀에 박힌 사고는 흔한 특징이다. 역발상의 기술은 사고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다. 사고할 때는 우리는 비순응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수박 겉핥기식 생각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상적 사고’ 즉 ‘수박 겉핥기식 사고’를 한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견해들이 대부분 사람들의 머리 바깥(외부)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견해는 사건들을 이끌어 가기 보다는 좇아가기 마련이다. 수박 겉핥기식 사고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역발상적 접근법을 이용해야 한다. 먼저 거꾸로 생각해 보고, 그 뒤에는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읽고 검증하는 것이 역발상적 사고 방법이다.

역발상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읽고 비판하는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역발상 투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역발상적 사고를 실제 투자에 접목시키는 방법가운데 대표적으로 ‘정반합의 공식’을 소개한다.

<역발상적 법칙과 삼단논법>

정반합의 공식을 역발상 법칙에 적용하여 다음의 단계를 따른다.

A.일반적인 견해(정)

B.역발상 또는 회의적인 분석(반)

C.결론(일반적인 견해와 반론의 합)

역발상은 무조건 반대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는 적용방법이다, 일단 가장 반대편의 생각을 하고 가능성을 따져본 후 이를 종합해 결론을 도출하라는 것이다.

역발상 투자시 주의점

보통 저자들은 책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주장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길이 있고 답이 있다고. 험프리 닐도 역발상 투자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역발상 투자가 만능의 투자법칙은 아니라고 겸손히 말한다.

그가 말하는 역발상 투자의 주의점들이다. 첫째, 역발상은 예측 체계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예측방식에 대한 교정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역발상 투자는 결코 점쟁이의 수정구슬이 아니다. 무조건 신봉해서는 안 된다. 둘째, 역발상적 사고는 사건보다 훨씬 앞서 나가게 하는 경향이 있다. 역발상에서 도출된 결론과 현재상황이 시기적으로 정확하게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그러나 경제에 관한 대부분의 결정은 늦는 것보다 이른 게 낫다.

※이 책은 미국에서 투자업에 종사했던 험프리 닐이 1954년에 초판을 내놓았다. 1930년 대공황 전후와 2차 세계대전을 지나는 과정의 미국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주제가 대부분이다. 지금의 경제상황에 거리가 꽤나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발상의 개념과 역발상 투자를 실제 투자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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