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일에는 ‘경험’과 ‘업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장생활도 그렇고 군대생활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일에 투여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일을 잘하게 된다. 소위 ‘짬밥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아웃라이어」라는 책을 통해 주장한 ‘1만 시간의 법칙’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투자한 시간과 비례해서 성과가 늘어나지 않는 분야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투자다. 투자의 경험과 투자에 입문한 기간이 길다고 해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주가가 요동을 칠 때 마다 투자자들이나 증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투자는 어렵다.”이다. 워낙 많은 변수가 투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는 스스로와의 싸움이기도 하고 대중과의 심리싸움이기도 하다.

다이어트도 어지간한 노력으로 성취하기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다. 매년 초에 다이어트 결심을 하지만 목적을 달성한 경우는 드물다. 이 역시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이란 방법도 자신과의 싸움이 워낙 어렵다 보니 어찌 보면 자신의 신체적 욕망을 속이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다이어트와 주식투자의 공통점

월가의 전설가운데 한 명인 피터 린치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의지력이 없으면 모든 정보는 아무 소용이 없다. 다이어트와 주식투자에서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머리가 아니고 배짱이다.”

다이어트에서 의지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럼 주식투자에서 의지력이란 무엇일까? 피터 린치가 말하는 의지력은 주가가 하락 하더라도 ‘끝까지 주식시장에 남아있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하락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별한 일도 아니다. 미네소타의 추위가 지독한 것과 마찬가지다. 주가가 떨어질 때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가하락을 견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좋아하던 주식이 떨어지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피터 린치.

“지난 70년간 주식시장이 다른 자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10% 이상 주가가 급락한 경우가 40번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 40번의 하락 중 13번은 주가가 33%나 추락한 무시무시한 급락이었다. 앞으로 일어날 10%의 하락은 미국증시에서 41번째 하락일 뿐이다. 만약 증시가 33% 급락한다면 이는 14번째 일일 뿐이다.” -피터 린치.

성공하려면 시장에 머물러 있으라

투자자들이 지치고 힘든 이유는 벽돌을 쌓는 것처럼 차곡차곡 주가가 상승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업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식에 투자해서 얻는 수익률의 80~90%는 투자기간의 2~7% 라는 짧은 기간에 발생한다. 즉, 주가는 지루하게 움직이다가 순간적으로 재료가 반영되거나 가치가 드러날 때 급등한다는 의미다.

이론적으로는 상승기간을 귀신같이 알아서 오르기 직전에 매수하고 고점에서 매도하면 ‘짧고 굵게’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주가가 언제 오르고 언제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힘겹더라도 항상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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