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당뇨 신약의 권리반환 소식에 25% 이상 급락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한미약품 기업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4일 오후 12시30분 현재 한미약품 주가는 전 거래일(41만4500원) 대비 10만6500원(25.69%) 하락한 30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한미약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7.26% 급락한 30만1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한미약품은 파트너사 얀센이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이 약물의 권리가 반환돼도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 달러(약 1230억원)는 돌려주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최근 얀센이 진행해 완료된 2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 시험에서 일차 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얀센 측이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얀센이 권리 반환을 통보했으나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비만약으로서의 효과는 충분히 입증됐다”면서 “향후 내부 검토를 통해 빠른 시일 내 개발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당뇨 신약의 권리가 반환된 만큼 기업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50만원으로 13.8% 낮췄다. 대신증권도 기존 57만원에서 7만원(12.3%) 내린 12.3%를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얀센의 기술반환으로 한미약품의 기업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이번 기술반환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약 개발이 매우 어렵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점이지만 빅파마 대상 1조원에 기술이전됐던 물질의 실패라 아쉬움이 크다"며 "특히 최근 국내 바이오업체들의 임상3상 결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약품은 지난해 8월과 9월, 올해 1월에도 기술반환을 통보받은 바 있다"며 "올해 3월에는 파트너사 스펙트럼(Spectrum)이 Rolontis의 허가신청을 취하했고 2016년 12월 사노피와의 계약이 일부 수정되는 등 신약개발에 있어 수차례의 난항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진 연구원은 "주가의 상승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다"며 "올해도 2000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R&D)비용을 집행하는 데 반면 2018년 영업현금흐름은 260억원에 불과해 재무적 부담이 크다"지적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이날 “미지의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빈번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한미약품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의 행보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R&D) 방향성에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책임감도 느낀다”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면서 제약강국을 향한 혁신과 도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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