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한국어판)의 제목이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다. 저자는 실제 ‘전설을 남기로 떠난 월가의 영웅’ ‘최고의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Peter Lynch)다. 린치는 피델리티의 마젤란펀드를 16년간 운용하면서 평균 29.2%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 출신이라는 점도 작용을 했겠지만 린치는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한 인물이다.

피터 린치의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은 이유는 최고의 펀드매니저였던 저자가 여러 차례 손실을 경험하고 잘못된 투자를 했다는 점을 스스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린치는 자신을 야구계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에 비유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를 베이브 루스와 비교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잘 못된 일이다. 나는 스트라이크 아웃과 땅볼 아웃을 너무 자주 당했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One up on Wall Street)

-피터 린치, 존 로스차일드 지음, 이건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세 가지 요점

투자자라면 피터 린치를 결코 지나쳐서 갈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이 책의 핵심적 내용을 정리하기 전에 린치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혹은 그를 성공한 투자자로 이끈 3가지 내용을 먼저 이야기해야겠다.

◇첫 번째, 아마추어 투자자(개인투자자)가 유리하다.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린치는 이 책을 쓴 이유를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투자방법)를 제공하고 투자를 격려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린치는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에 비해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프로의 세계에서 뛰고 있는 전문 펀드매니저들은 수많은 규제에 시달린다. 매수 할 수 있는 기업의 목록이 정해진 경우도 많으며 다른 투자자들이 사는 종목만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운용자산이 많아지면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개인투자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 기관처럼 많은 종목을 보유할 필요가 없으며 당장 마음에 드는 기업이 없으면 주식을 사지 않고 기회가 올까지 기다리면 된다. 또 펀드매니저는 수익률이 공개돼 다른 매니저와 비교되지만 개인투자자는 이웃과 수익률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또 다른 장점은 우리 생활 주변에 대박을 터트릴 기업들의 제품이 널려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를 알 수 있지만 월가의 전문투자자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조사에 나서고 나중에야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한다. 월스트리트는 항상 뒷북을 친다.

“일반투자자인 당신은 기관투자자들이 하는 것처럼 할 필요가 없다. 기관처럼 투자한다면 실적도 기관처럼 나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대부분 그다지 좋은 실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에서 만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순간, 10루타가 가능해진다.” -피터 린치.

◇두 번째, 시장은 신경 쓰지 마라.

많은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시장의 방향성에 관심을 둔다. 강세장이면 개별 종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하락장이면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린치는 주식시장을 예측한다고 해서 주식으로 돈을 벌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일관성 있게 시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만일 다음번의 호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올바른 종목을 선택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상관하지 마라. 시장흐름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한 가지만 당신이 제대로 이해한다면 이 책은 제 값을 다 한 셈이다.” -피터 린치

◇세 번째, 기업에 집중하라.

주식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이익이다. 오늘, 내일 그리고 다음 주의 주가를 연거푸 들여다본들 정신만 산란해질 뿐이다. 주식은 복권이 아니다. 모든 주식은 기업의 운명과 함께 한다. 이익이 계속 늘어나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주주는 부자가 될 것이다. 하루에 주가가 100포인트가 하락하든, 500포인트가 하락하든 결국 우수한 기업은 성공하고 열등한 기업은 실패한다. 종목만 잘 고르면 시장은 알아서 굴러간다.

종목 선정

투자는 ‘어떤 자산(기업)을 언제 매수해서 언제 팔 것인가’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질문, 어떤 기업을 고를 것인가에 대한 설명이다.

‣10루타 종목을 찾아라

10루타 종목을 찾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집 근처다. 집근처에 없으면 쇼핑몰을 살펴보거나 특히 직장 주변을 뒤져보라. 우리는 성공주식을 고르려고 애쓰지만, 성공 주식 또한 우리를 고르려고 애쓰고 있다.

‣확인하고 분석하라

유망기업을 찾아내는 일은 단지 첫 단계일 뿐이다. 다음단계는 조사이다. 성급하게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 사전 조사 없는 투자는 패를 확인하지도 않고 벌이는 포커게임과 같다. 린치는 기업의 주식유형을 저성장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각각의 상황에 맞게 분석했다.

‣단순한 사업

사업의 기본을 이해하면 그 회사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내가 선호하는 회사는 단순한 사업을 하는 회사다.” “이런 회사는 바보라도 경영할 수 있겠다”라고 누군가 비웃는 곳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그 회사의 장점이 된다.

‣내가 기피하는 주식

인기업종의 가장 뜨거운 주식, 쉽게 달아오르면 금세 식어 버린다. 제2의 OO주식, ‘제2의 아무개’는 결코 ‘아무개’가 될 수 없다. 사업다각화라는 이름으로 ‘사업다악화’에 나서는 기업. 소문의 주식, 소문에 따라 주식을 사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다. 고객에게 휘둘리는 회사, 주도권이 다른 회사에 있다. 이름이 멋진 회사, 내용은 변한 것 없는데 이름만 그럴싸하게 바꾸는 회사를 피하라.

‣이익이 가장 중요하다.

이익과 주가는 나란히 움직인다. 이익의 지표로 주가수익비율(PER)을 많이 사용한다. 주가수익비율을 너무 신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2분 연습

현재 기업의 상황이 대략적으로 파악됐다면 다음 단계는 그 회사의 미래 ‘성장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는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이 주식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 이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 장래에 예상되는 걸림돌 등에 대해 혼잣말하기를 좋아한다. 2분이면 충분하다. 소곤거려도 좋고 근처에 있는 동료에게 들릴 정도로 떠들어도 좋다. 스토리를 가족, 친구, 개에게 들려주고 어린아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점검하라.”

‣점검해야할 중요한 숫자들

‘잘 나가는 사업’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주가수익비율, 현금보유량, 부채수준, 배당, 장부가치, 숨은 자산, 현금흐름, 재고, 연금제도, 성장률.

언제사서, 언제 팔 것인가?

◇매수시점

나는 매매시점을 선택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 투자의 최적 시점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주식매입의 최적 시점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처럼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왔다는 확신이 드는 때이다. 나에게 유일한 매수 신호는 내가 좋아하는 회사를 찾는 순간이다. 정말 좋은 회사를 찾았다면 시기가 너무 이르다거나 늦었다는 이유로 매수를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매도시점

나는 매수시점을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매도시점도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사업이 특정한 방법으로 명백하게 영향을 받는 일부 경우가 아니라면, 외부 경제 여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가 주식을 매입한 이유를 확실히 한다면 그 주식과 작별해야 하는 시점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