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극적인 반전 드라마

유데나필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진 메지온이 개장 초 20% 폭락했고 이는 ‘임상 3상 실패’를 예감케했다. 만약 메지온이 임상 3상 실패를 발표할 경우 바이오/제약주들의 단기 충격은 뻔한 것이었다.

헬릭스미스, 한미약품 등도 4%씩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610p를 찍으려 600선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벌어졌다.

메지온 1분봉

메지온이 “임상 3상 통계작업은 완료했으나 NIH와의 계약에 의해 NIH가 학회와 학술지 발표 때까지 통계자료를 발표할 수 없으며, 발표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공시를 한 것이다. 즉, 3상 결과 발표까지 수개월이라는 시간을 벌게 되었고 이에 주가는 빠르게 낙폭을 줄이며, 바이오/제약 전반을 밀어올렸다.

기관 매수 돋보이는 바이오/제약주

긍정적인 점은 당사자인 메지온에 대해 기관들이 10만주나 순매수를 했다는 점이다. 이는 수요일 극적인 반전에 알맹이를 담아주는 것이며, 목요일 다시 크게 밀릴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그 와중에 사모펀드 등의 매물로 인해, 대표적 낙폭과대주인 지노믹트리에 대한 기관 순매수 분위기가 등장하며 탄탄한 상승을 보인 점도 눈에 띈다.

[ 2 ] 외국인의 순매수 반전과 사모펀드 태도 변화

질적인 측면의 반전을 몰고온 것이 메지온이라면, 양적인 측면에서의 반전은 외국인 때문이었다. 10시 30분 전후 400억대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이후 순매도를 줄이더니 1시를 넘어서며 순매수로 돌아섰다. 메지온이 바이오/제약의 반전을 이끄는 상황에서 수급 방향을 외국인들이 돌려주니 불에 기름을 끼얹듯 활활 타올랐다.

코스닥 1분봉

반전의 대미는 사모펀드들이 담당했다. 1시를 넘어서며 사모펀드들이 순매도를 줄이더니 결국 128억 순매수로 마감했다.

수요일 사모펀드 순매수 상위종목

사모펀드들은 통신장비와 소재 국산화 관련주 등을 주로 순매수했지만, 이면에는 공매도 종목들에 대한 환매수도 상당했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수요일의 극적인 대반전은 메지온의 발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사모펀드들의 공매도 환매수 등이 어우러진 작품이라 하겠다.

[ 3 ] 낙관은 이르지만

하지만 낙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코스닥 일봉상 연이틀 양봉이 발생했으나 순전히 외국인 순매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수요일 오전 10시 30분까지 보듯 외국인들은 언제든 순매도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일봉

그럼에도 화요일의 대반전은 나름 의미가 적지 않다.

우선 ‘코스닥의 삼성전자’라 할 수 있는 바이오가 최고조의 위기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바이오를 포기한 투자자들은 수요일 개장 초의 급락세를 견딜 수 없었을 것이고 상당수가 손절매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충분한 손바뀜 위에, 질적인 측면에서 당분간 걱정할 악재는 보이지 않는다. 8월말 신라젠의 펙사백에 대한 무용성 평가가 남았는데, 이는 상당히 기대가 되는 재료여서 바이오/제약은 화요일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렇다면 화요일 오전장의 610p선은 5월부터 이어진 석 달 간의 고통스러운 하락의 저점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추세 반전을 예상할 수 있는 수급의 변화나 환경측면에서의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수의 횡보 속에서 실적주로서의 통신장비, 시대를 만난 소재 국산화주, 낙폭과대주로서의 바이오, 하반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2차전지 관련주 등을 중심으로 한 순환매 내지 재료주 장세가 최선의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다.

화요일은 기억에 남을만한 반전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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