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돌파했다. 3년5개월만에 최고점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 탓으로 보인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5.3원) 대비 4.7원 오른 1220.0원에 개장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월3일(1227원) 이후 3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금액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으로 인해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32원(2.7%) 올랐다.

이날 환율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조정하면서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을 환율조작국가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위안·달러 환율이 7달러를 돌파하자 미국이 '환율 카드'를 꺼낸 것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미국기업 투자시 금융지원이 금지되고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진입이 제한되는 등의 경제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1992~1994년 이후 처음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해당국 통화가 강세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위안화와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확전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기 일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발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환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위안화 급락이나 증시 외국인 포지션 청산, 역외 롱플레이 등 상승압력이 우위를 차지하며 당국 경계에도 상승 일변도 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2016년 고점인 1245원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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