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일 무역 갈등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서둘러 옮기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2.83% 하락한 1891.81을 기록하며 1900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안정세를 되찾아 1917.50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6% 이상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도 코스닥지수는 장중 5.08% 급락한 540.83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551.50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선을 하회하고 코스닥지수가 급락으로 사이드카 발동된 것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공포가 확산된 지난 2016년 6월24일 이후 처음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5.3원) 대비 4.7원 오른 1220.0원에 개장한 이후 1215.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6년 3월3일(1227원) 이후 3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금액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으로 인해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32원(2.7%) 올랐다.

증시와 환율이 대외적인 변수로 인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도 최근 들어 본격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일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031억원, 43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 하루동안 3469억원의 순매수 행보를 보였다.

6일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6080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2865억원의 순매수 행보를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321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고 계산된다.

최근 일주일로 범위를 넓혀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3775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405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우리나라 증시 전망이 다소 어둡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시 및 환율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자금 이탈에 따른 국내 증시 하락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로운 악재보다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슈,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기존 악재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부진한 모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급락에 따른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일본 정부의 추가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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