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정부의 재정건전성 지표가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집중적으로 예산 집행을 진행한 결과로 상반기 통합재정수지가 38조5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세 수입은 15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줄었다.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에 비해 감소 추세다.

올해 지자체로 이전하는 지방소비세율 인상(11%→15%)에 따라 부가가치세가 1조8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정부가 1년 동안 걷으려고 목표한 세금 중 실제 걷은 세액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53.0%를 기록했다. 예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 진도율(58.6%)보다 5.6%포인트 하락했다. 기재부는 "지난해는 예산 대비 초과 세수가 25조4000억원이나 걷혀 연중 진도율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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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목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진도율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4%포인트, 10.5%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상반기 소득세는 총 44조5000억원 걷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는 34조5000억원으로 수출 감소에 따른 환급액 감소로 총 2000억원 감소했다.

법인세는 42조8000억원 걷히면서 2조200억원 늘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00억원 감소한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부가 거둬들인 세금에 비해 재정 지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상반기 정부 총수입은 24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3000억원 늘어난 데 그쳤지만, 총지출은 284조5000억원으로 37조2000억원 증가했다. 총지출 진도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정부가 경기대응을 위해 예산 집행실적을 관리하는 주요 관리 대상사업 291조9000억원 중 6월 말까지 190조7000억원을 집행해 연간 계획의 65.4% 수준을 기록했다. 중앙부처 가운데 교육부가 37조6000억원, 행정안전부가 34조7000억원, 국토교통부가 24조9000억원 순으로 집행실적이 높았다.

[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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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6월까지의 통합재정수지는 38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59조5000억원 적자였다.

이는 2011년 집계 이래 최악의 적자 규모로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보여주는 재정수지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는 상반기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조기 집행 등 적극적인 재정 운용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상반기 세수진도율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여 올해 세수는 당초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이라며 "연말에는 정부 예측치에 수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1조원 흑자, 관리재정수지 42조3000억원 적자로 계획했다.

정부는 경기대응을 위해 재정 지출 속도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경제보복, 미일 무역갈등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 정부 재정의 역할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생안전, 안전강화, 미세먼지 저감, 경기 대응 등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 등 적극적 재정 운용을 통해 경제 활력 제고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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