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주가급락, 이른바 ‘블랙먼데이 쇼크’가 다행히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사이드카(sidecar)가 발동되면서 7% 급락했던 코스닥시장도 이틀째 반등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주식을 보유한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다행스러운 반등이다. 한편 바닥에서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국내 증시는 과연 지금이 바닥일까?

주가 바닥을 포착하는 데 특별히 관심이 있었던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말하는 ‘바닥의 징후들’을 보고 각자 판단해 보시기 바란다.

항복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바닥의 첫 번째 징후는 ‘항복’이다.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주식시장은 대체로 다음의 3단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1단계>

강세장이나 약세장의 첫 단계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극소수의 투자자들만 하는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

​<2단계>

투자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은 시장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속도가 빨라지는 동안에도 계속 저항한다. 상승할 때 매수하기를 거부하고 하락할 때 매도하기를 거부한다.

​<3단계>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다음 단계에서 항복한다. 여기저기서 돈 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괴로운 일이다. 따라서 그들의 무리에 합류하면 자신들이 놓친 돈에 대한 고통이 멈출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외치는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온다. 결국 자산이 많이 올랐을 때 매수하거나 크게 하락한 후에 매도한다.

​이 같은 역사적 경험을 볼 때 주가가 바닥을 확인하려면 마지막 저항자가 포기하고 상승세에 매수하거나 하락세에 매도할 때 나타난다. 더 이상 매수자가 없다는 것은 강세장의 종말을 의미하며, 더 이상 매도자가 없다는 것은 약세장의 종말을 말한다.

짐 크레이머의 '바닥 포착법'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CNBC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바닥을 말해 주는 징후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장의 고통스런 상황이 종합지 1면에 뉴스로 장식될 때

주의할 점은 종합뉴스의 경제 섹션이나 경제신문 1면의 기사로는 약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 타임즈나 한국의 KBS 9시 뉴스에서 그것도 톱기사로 주가폭락을 다루는 기사가 등장해야 한다. 시장 폭락에 대한 기사가 아직 1면에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의 증시전망

투자심리 설문조사에서 머니매니저나 증시전문가들이 강세장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이 때가 최악의 투자타이밍이다. 모두가 강세장을 전망했다면 모두가 주식을 매입해 보유중이라는 얘기다. 머니매니저 대다수가 시장 상황에 불만족스럽다고 하면 그때가 바로 바닥에 접근했다는 신호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거의 모두’가 상승가능성이 없다고 이야기 할 때가 바닥이다. 시장에서 희망이 사라지고 팔 사람이 다 팔아버린 상태라야만 바닥이 만들어진다.

◇펀드자금의 이탈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되는 현상이 꾸준히 반복적으로 몇 달에 걸쳐 진행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바닥이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혹은 돌발 악재로 1~2주 혹은 2~3주 사이에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진정한 바닥신호가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야 한다. 어떤 중요한 바닥도 펀드의 자금철수 없이는 진행되지 않는다.

◇변동성 지표(VIX)

VIX가 40이상이면 완전패닉상태로 시장은 바닥임을 암시한다. 30이하이면 진정한 바닥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패닉은 광분한 매도의 신호다. 이때는 항상 시장의 바닥이 동반한다.

지금이 바닥일까?

위에서 말한 바닥의 징후들을 볼 때 지금 우리시장은 바닥이라고 볼 수 있는가? 각자 질문하고 답해보시기 바란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아직도 항복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꽤 남아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장세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전망도 비관론이 우세하지만 모두가 비관론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아직은 진정한 바닥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100명 중 99명이 포기할 때까지 기다리라. 마지막 매도자가 떠나면 주가는 오르기 시작한다. 그 때 남은 매수자는 당신뿐이다.” -존 템플턴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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