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Howard Marks)의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을 읽어 본 투자자라면 기대감과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보게 되는 책이다. 그만큼 하워드 막스의 전작(투자에 대한 생각)은 투자의 정수를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은 그가 전작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주기(cycle)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란 강조점에 대해 자세히 풀어 쓴 책이다. 사이클의 성격과 종류 그리고 마켓 사이클에 대응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단점은 그가 ‘너무 자세히’ 썼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전의 책에서 소개한 투자 메모의 내용을 다시 인용하고 재설명하게 되어 과유불급의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원작을 능가하는 속편‘은 쉽지 않은 듯하다.

반복되는 경제와 투자 사이클을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간단한 그래프를 통해 머릿속에 이를 각인시켜준다는 점은 유용하다.


◆투자와 마켓사이클의 법칙

(Mastering the Market Cycle)

-하워드 막스 지음, 이주영 옮김, 비즈니스북스


왜 사이클이 중요한가?

모든 것에는 사이클이 있고 사이클 상에서 현재의 위치를 알면 확률을 내 편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사이클에 대한 통찰력이 있으면 확률이 유리할 때 투자자금을 늘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확률이 불리할 때는 자금을 회수하고 방어력은 높일 수 있다.

“현명한 사람이 처음에 하는 일을 바보는 마지막에 한다.”

이 문장은 마켓 사이클과 그 영향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의 80%를 알려준다. 초기 발견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력을 싼 가격에 산다. 하지만 마지막 매수자는 과대평가된 잠재력에 돈을 지불한다. 그 결과 가격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얻는 대신 손해라는 심판을 받게 된다.

사이클의 종류

◇경제 사이클(economic cycle)

경제 사이클의 장기적인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고 그러한 변화에 대한 예측의 정확성도 평가하기 어렵다. 단기 경제 사이클의 오르내림 역시 어느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보다 지속적으로 더 잘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익 사이클

기업의 이익도 사이클은 따른다. 이익 사이클은 경제 사이클의 영향을 받지만 전체적으로 경제 사이클보다 훨씬 더 심하게 상승하고 하락한다. 기업의 이익을 결정하는 과정은 복잡하며 여러 변수가 있다.

◇신용 사이클

신용 사이클은 경제적 사건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경제적 사건에 미치는 영향력도 대단히 크다. 더욱이 신용 사이클은 극도로 불안정하다. 세계금융위기를 만든 모든 상황은 금융시스템과 신용 사이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신용 사이클은 창문에 비유할 수 있다. 가끔을 열려 있고 가끔은 닫혀 있다. 창구가 열려 있을 때는 자금이 풍부하고 쉽게 돈을 얻을 수 있다. 창구가 닫혀 있을 때는 자금이 부족하고 구하기 어렵다. 주의할 점은 창구가 활짝 열린 상태에서 닫힌 상태로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사이클

부동산 사이클도 다른 모든 것들처럼 주기적인 오르내림이 있다. 하지만 부동산 사이클은 다음의 특별한 요소들에 의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사업의 구상과 판매준비가 완료되는 시점 사이의 시간차(리드타임 Lead time)가 존재한다.

-통상 아주 높은 재무 레버리지를 사용한다.

-수요의 변동에 따라 조정되기에는 일반적으로 공급이 유연하지 않다.

심리의 역할

사람들의 감정 또는 심리의 변화는 경제 및 기업이익의 사이클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심리는 특히 투자업계에서 단기적으로 상승과 하락을 초래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자자 심리의 특성은 중도보다는 양극단에서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낸다.

‘탐욕과 공포’는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명백한 심리적, 감정적 흐름이다.

“시장은 탐욕과 공포사이에서 움직인다.”

마켓사이클에 대응하는 방법

첫 번째는 ‘우리가 사이클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어디쯤 서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열쇠는 두 가지다.

1)밸류에이션-계량적인 평가.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고 있는가?

2)심리-질적인 평가. 우리 주변의 투자자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면 가격이 정점으로 급등할 때 매수하지 않는 지혜가 생긴다. 반대로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도할 때 염가매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사이클 포지셔닝(cycle positioning)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다. 사이클 포지셔닝은 주로 공격과 방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1)사이클을 통해 투자자가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판단한다면 공격성이 요구된다. 자본금을 더 투입하고 포프폴리오의 위험수용도와 베타를 높여야 한다.

2)심리가 과도하게 낙관적이며 따라서 자산가격이 높아져 있다면 방어해야 하는 시기다. 이런 경우 자금을 회수하거나 방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극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움직임은 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이클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이것은 사이클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자자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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