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긴 하락세를 뒤로하고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신흥국 주식 전체적으로 추종 자금이 감소한 이유에서다. 다만 외국인투자자들은 순매도 속에서도 실적 개선 종목을 위주로 순매수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234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이들이 2조316억원을 순매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6영업일 동안 순매수 금액을 따라잡을 만큼 매물을 대량 출회한 것이다.

지난 8일 코스피는 10.90포인트(0.57%) 오른 1920.61에 마감하며 7거래일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팔자'세를 취하는 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다 지난달부터는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새로운 이슈로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이유에서다.

다만 매도 일색 증시 속에서도 외국인들은 실적주를 위주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934억원)이다. 그 뒤로는 삼성SDI(502억원), SK(457억원), 한국항공우주(344억원), 호텔신라(329억원) 등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매수 상위 2위인 삼성SDI와 SK를 합친 금액만큼 압도적인 매수세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2350억원, 영업이익은 834억원이다. 2분기는 다소 부진했지만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악화됐던 이익률 역시 3분기 공장 정상가동에 따라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4분기에는 추가 증설된 1공장 역시 정상 가동될 예정으로 트룩시마, 허쥬마의 미국시장 출시 및 램시마SC의 유럽 허가에 대비한 초기 제품 출하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 개선에 이어 추후 실적 또한 기대되는 종목이다. 올해 2분기 삼성SDI는 매출 2조4000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32.4% 증가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원형전지 포함한 소형전지 부문의 실적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대형전지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법 이익이 하반기에 급증할 걸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K의 경우 주요 비상장 자회사들은 전년 대비 이익 성장이 둔화됐으나 여전히 견조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형 지주회사로서의 사업포트폴리오 최적화, 가치 제고, 현금창출 등 선순환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항공우주 역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급증했고 호텔신라는 컨센서스에 대체로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지영 NH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3549억원,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792억원을 각각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4% 밑도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다"며 "면세사업은 확고한 상품력과 가격경쟁력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중국 내 온라인 시장 성장과 소비자의 수입품에 대한 선호로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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