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Think Twice: Harnessing the Power of Counterintuition, 2009)

-마이클 모부신 지음, 김정주 옮김, 청림출판


마이클 모부신(Michael Mauboussin)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레그 메이슨(Legg mason)의 투자전략가다. 콜롬비아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와 복잡계 이론을 연구하는 산타페연구소(Santa Fe Institute)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주로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의 원제목은 Think Twice다. 국내에는 청림출판(2010)에서 번역했고 현재는 절판했다. 동일한 원서를 <판단의 버릇>이란 제목으로 도서출판 사이(2016)에서 번역해서 현재 판매중이다.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라는 책 제목을 보고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똑똑하지 않으니까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닐까요?”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모부신의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똑똑하게 행동해야 똑똑한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의 유형들’을 심리학자들의 실험결과와 실제 사례를 들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자자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내용을 10가지로 재구성 해보았다.

1.긍정적 착각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비현실적인 만큼 긍정적이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한다.

‣고등학생들을 대상(1976년 칼리지보드)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5퍼센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했다. 70퍼센트는 다른 사람들을 통솔하는데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고, 60퍼센트는 스포츠에 평균 이상의 재능이 있다고 답했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 8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보다 우수한 운전자라고 믿고 있었다.

2.지나친 낙관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다른 사람의 미래보다 밝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학생들에게 앞으로 겪게 될 일들에 대해 전망해보라고 질문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을 자신의 친구들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을 추정했다. 반면 나쁜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은 친구들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시각’보다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3.시야 협착증

문제에 당면할 때 ‘가능한 대안’을 넓게 보고 생각해야 하는데도, 사람들은 선택의 폭을 줄이려고 한다. 마치 터널 속에 있는 것처럼 확실해 보이는 수많은 대안들을 어둠속에 남겨 놓고, 오로지 가능하다고 지각된 결과에만 집착해 대안을 생각한다. 이 같은 편협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기준점 설정’과 ‘휴리스틱을 활용하는 경향’ 등에서 기인한다.

‣설문 참가자들에게 보드카가 어는 온도를 추정하게 했다. 실험참가자들은 물이 어느 온도인 섭씨 0도를 자연스럽게 기준점으로 설정하게 된다. 설문 결과 참여자들은 -5도에서 -13도 사이를 보드카가 어는 온도로 추정했다. 실제 보드카는 -20도에서 언다.

‣휴리스틱(Heuristics)은 어떤 사안 또는 상황에 대해 엄밀한 분석에 의하기보다 제한된 정보만으로 즉흥적,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의사결정 방식을 의미한다. ‘찾아내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heuriskein’이 그 어원이다.(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어림짐작(rule of thumb)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판단을 도와주는 정신적인 지름길이기도 하지만 편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4.과거의 결과에 따라 미래를 추정하려는 경향

인간은 과거의 결과에 따라 미래를 부적절하게 추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 연속선상에 놓인 두 개의 사각형 그림을 보여준 후 다음에 어떤 모양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물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또 다른 사각형이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하나의 도형이 나타난 후에는 다음 도형이 무엇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 그러나 한 줄에 두 개의 도형이 나타나면 자동적으로 세 번째를 예상한다. 두 개는 경향(trend)라고 보기에는 너무 적은 수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경향이라고 단정한다.

5.확증편향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고 들으며 나머지는 모두 무시한다.

‣열성적인 민주당원과 공화당원들에게 주요 대통령 후보의 논평을 읽고 모순 정도를 평가하게 했다. 당원들은 반대편 후보자의 모순된 의견을 발견할 때 거의가 가장 높은 모순 점수인 4점에 메겼다. 반면 자기 당의 후보자가 모순을 보이자 평균 2점에 달하는 낮은 점수를 주었다.

6.집단 압력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집단적인 생각에 굴복하는 경향이 있다.

‣솔로몬 애쉬 교수는 8명의 사람을 그룹으로 모았다. 그림에 보여 지는 세 개의 선 중 길이가 다른 하나를 맞추라는 문제를 냈다. 7명의 공범자가 틀린 답을 말하자 마지막 8번째 사람은 명백해 보이는 결과를 앞에 두고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실험참자가의 3분의 1 정도는 그룹의 틀린 답에 동조했다.

7.부분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경향

작은 행동에 대한 이해를 총합하여 큰 행동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실패하기 쉽다. 총합은 부분의 합보다 큰 경우가 많다. 특히 주식시장처럼 단순한 구성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자발적으로 질서를 창출하는 체계, 이른바 ‘복잡 적응계’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미와 벌, 흰개미 같은 개별 곤충은 영리하지 않다. 다만 그들 군단은 영리하다. 개별 곤충은 일부 정보에 따라 행동할 뿐이지만 전체 전체군단은 성공적으로 막고 싸우고 번식한다.

8.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경향

사람들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자주 혼동한다. 사람들은 근원적으로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를 위해 원인을 만들어내는 것 이상이 아니다.

‣미국 슈퍼볼에서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팀이 우승하면 증시가 오르고,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팀이 이기면 증시는 내려간다. 슈퍼볼의 승자는 주식시장의 방향을 1967~2008년까지 거의 80% 가까이 정확하게 예언해 왔다.

‣방글라데시의 버터 생산과 S&P 500지수는 1981~1993년 사이에 75퍼센트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데이비드 레인웨버의 분석)

9.갑작스런 변화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향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간과한다. 점진적인 작은 변화는 대규모의 결과(Black Swans)를 초래할 수 있다.(양상의 전이 phase transition)

‣배부른 칠면조의 최후-추수감사절이라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하는 바로 전날까지 칠면조는 모이를 먹으면서 건강하게 자란다. 그러나 농부는 등 뒤에 도끼를 감춘 채 칠면조를 사육하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떠나지 않고 머무른다면 도끼는 내리쳐질 것이다.

10.실적과 운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

어떤 일의 결과는 실력과 운의 조합으로 나타난다. 일시적으로 어떤 지표들은 평균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결국은 평균에 가까워진다.(평균으로의 회귀 reversion to the mean). 최종 결과는 연속적인 실력과 일시적인 운에 따라 나타난다. 표본이 충분히 커지면 실력과 운은 구별된다.

‣뉴욕 양키스 구단주인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2005년 시즌 첫 12번의 게임 중 4게임 밖에 이기지 못하자 화가 나서 펄펄 뛰었다. 양키스는 이후 선두를 차지하지 위해 노력했고 그 기대에 부응했다. 이는 구단주의 꾸지람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 이라기보다는 162 경기라는 충분한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 번 생각하라(Think Twice)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문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나 낙관적 전망이 없다면 삶은 그야말로 암울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현재의 삶이 우리는 속일지라도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로서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를 수 있다. 투자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를 수 있을 때 성공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의 유형’이 책에 나열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책에는 각각의 유형에 대해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책의 제목인 “think twice"다. 이는 단순히 “두 번 생각하라.”를 넘어 “생각을 곱씹다.”의 개념이다.

“실수는 일반적이며 식별가능하고 피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판단을 하기 전에 매번 두 번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크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두 번 생각하라. -마이클 모부신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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