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지난해보다 날씨가 덜 더워서 그런대로 지낼만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에게는 꽤 나 힘겨운 여름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7월(-4.98%)에 이어 8월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2.80%). 1,900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8월에만 3.11% 떨어졌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미국증시도 함께 하락했다는 점이다.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8월 한 달 간 1.81% 하락했다. 미국증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했고 미중간의 무역갈등이 증폭된 것이 주가하락의 원인이었다.

대외변수로만 놓고 보면 9월 증시도 여전히 어둡다. 당장 9월 1일부터 미국이 중국의 보복관세에 대해 추가보복으로 관세율을 10%에서 15%로 올리기로 예정되어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반면 미 연준의 대응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증시는 미중긴장에 이어 일본과의 무역갈등 까지 겹쳐 경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9월은 3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는 시기인데 기업들의 실적개선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정황상으로만 보면 주가는 상승 요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나올 만한 악재는 이미 다 노출된 상황이다. 미중간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지만 9월에 고위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의 갈등도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와 ‘한국의 지소미아 중지’로 사태가 악화하고 있지만, 미국이 중간에서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국면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많이 하락해 지수의 하단이 단단해진 것도 위안이다. 오히려 공백이 생긴 수급에 외국인이나 기관 매수세가 붙어준다면 주가는 의외로 저항 없이 강하게 반등할 수도 있다. 상승한다면 코스피는 1900선 후반, 코스피는 650선 정도까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9월 주요 경제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9.1 미국, 대중국 관세율 인상

지난 23일 중국은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세율 5~10%).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발끈해 9월 1일부로 부과하기로 예고한 3,000억 달러에 대해 기존 10%에서 15%로 관세율을 올려 적용할 방침이다. 기존 2,500억 달러에 대해서는 10월 1일부로 25%에서 30%로 세율을 올릴 예정이다. 다만 8월말 급진전되고 있는 대화분위기에 따라 9월 1일 관세부과가 유예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 정부는 9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1,12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 15%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했다. 중국도 맞대응으로 750억 달러 규모 미국제품에 대해 5%~1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9월중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미중간의 관세보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릴지 주목된다. 8월 중국 상하이에 이어 9월에는 미국에서 고위급 협상이 예정되어 있다. 두 나라의 감정싸움으로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지만 두 나라 모두 벼랑 끝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 29일 중국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혀 추가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9.4~6 동방경제포럼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회의로 경제협력을 비롯해 외교,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매년 9월 개최된다. 올해 동방경제포럼은 9월 4일부터 6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대표로 참석한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이야기가 나오면 철도, 송유관 등 경협주가 움직일 수 있다. 또한 회의에 참여하는 일본 관리들과 한국경제팀 사이에 대화의 자리가 마련될지도 관심사다.

9.6~11 IFA(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

IFA는 세계 4대 가전박람회 가운데 하나로 주요 IT기업들이 하반기 주력제품을 발표하는 장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와 LG전자의 V50 후속작 등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디지틀 TV 표준인 '8K 표준화 로드맵'도 발표될 예정이다.

9.7~10 세계폐암학회

신라젠 사태 등으로 바이오주가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9월에 다양한 의학학회가 열린다. 세계폐암학회(9.7~10), 유럽당뇨학회(9.16~20), 유럽소아내분비학회(9.19~21), 공동주관 면역암학회(9.25~28), 유럽종양학회(9.27~10.1)가 진행된다. 바이오주의 심리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9.11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9월 파생만기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이다. 8월에 MSCI 지수 조정 등으로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늘어난 가운데 9월에는 어떤 모습을 나타낼지 주목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전략에 변동이 있다면 만기일을 전후해 포지션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9.12 ECB 통화정책회의

ECB 통화정책회의는 미국 FOMC 만큼은 아니지만 유로존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이벤트다. 유럽중앙은행은 글로벌 추세에 맞추어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이미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 등 구체적인 정책을 내 놓을 가능성이 있다. ECB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10월에 물러나고 라가르드 IMF 총재가 후임으로 내정되어 있어 조직 변화도 예상된다.

9.12~22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세계 5대 모터쇼 중의 하나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신기술이 발표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추세인 스마트카와 친환경차, 자율주행 등과 관련된 기술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방향인 ‘스타일 셋 프리’의 새 버전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17~18 미국 FOMC

9월에도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미국의 통화정책회의 FOMC다. 지난 7월 31일 FOMC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 이번회의에서도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컨퍼런스(8.23) 연설을 놓고 시장에서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9월에는 인하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후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인지를 놓고 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9.17 UN총회

제 74차 UN총회가 17일부터 열린다. 중국은 유엔을 통해 자유무역질서를 강조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의 부당성을 UN에서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9월 24일부터는 일반총회가 시작된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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