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의 대표 '프랙탈 구조'
복잡계의 대표 '프랙탈 구조'

앞서 소개한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Think Twice)」의 저자 마이클 모부신의 책이다. 아마도 국내 저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책이 바로「미래의 투자」일 것이다.

원제목은 More Than You Know인데 2007년에 「미래의 투자(위즈덤하우스, 절판)」로 번역됐고, 2018년에는「통섭과 투자(에프엔미디어)」로 번역돼 현재 판매중이다.

하워드 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처럼 이 책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통찰과 통섭의 투자원리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주제별 칼럼이라는 책의 구성상 핵심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흐름을 가지고 정리하긴 어렵고, 개인적으로 기억하고 싶은 몇 가지 내용만 정리하고자 한다.


◆미래의 투자(More Than You Know)

-마이클 모바신 지음, 정명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투자철학

◇과정이 중요하다

스포츠나 투자에서는 결과가 중요하다. 아무리 과정이 좋았더라도 게임에 지거나 손실을 기록하면 할 말이 없는 곳이 투자의 세계다. 하지만 저자는 투자에서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는 확률이 지배하는 분야이고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과정이 결과를 지배한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하여 로버트 루빈 전 미국재무장관이 펜실베니아 대학교 졸업식 연설(199년)에서 말한 4가지 의사결정 원칙을 인용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다.

1)확실한 것은,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2)결정은 확률의 높고 낮음을 정하는 문제다.

3)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드시 행동해야만 한다.

4)의사결정의 결과뿐 아니라 그 결정이 내려진 과정에 대해서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

◇베이브 루스 효과

투자의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투자적중률 즉, 얼마나 이겼느냐의 빈도(frequency)의 문제가 아니다. 정확하게 맞혔을 때의 크기(magnitude)가 바로 핵심이다. 이것을 ‘베이브 루스 효과(the Babe Ruth effect)’라고 부른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스트라이크 아웃도 많이 당했지만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중 하나였다. 당신이 보유한 네 개의 주식 중 세 개의 종목이 약간 하락하더라도 나머지 한 종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면 투자성적은 좋은 편에 속할 것이다.

우수한 투자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댓값 분석을 통해 각각의 투자를 평가해야 한다. 기댓값이 높은 쪽에 집중하고 기댓값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투자는 위험을 다루는 사업

리스크와 불확실성은 어떻게 다른가? 프랭크 나이트에 의하면 ‘리스크’는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지만, 대체로 결과가 어떻게 분포할 것인지는 알 수 있다. 반면에 ‘불확실성’은 결과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의 분포조차도 감을 잡을 수 없다. 따라서 카지노의 룰렛이나 블랙잭 게임은 리스크가 있다고 말하고, 전쟁의 결과는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투자자들은 왜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구분해야 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투자가 기본적으로 확률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투자심리

◇얼룩말이 궤양에 걸리지 않는 이유 vs. 펀드매니저가 궤양에 걸리는 이유

사자가 얼룩말을 공격했고, 얼룩말은 성공적으로 도망쳤다. 얼룩말은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동물의 신체 생리반응은 단기적이고 물리적인 위협을 다루기에 적절하게 적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펀드매니저들은 예측가능성과 조정 능력의 저하로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매매의 단기화 현상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의 모든 것은 마음(mental)에 달렸다.”

◇송사리의 사랑(흉내내기)

생물학자 리 듀커킨에 따르면 암컷 송사리는 밝은 오렌지색의 수컷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듀커킨은 몇몇 암컷 송사리에게 다른 암컷 송사리들이 흐린 오렌지색 수컷을 선택하는 것을 구경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이를 보고 있던 송사리들도 똑같이 흐린 오렌지색 수컷을 고르는 행동을 보였다.

많은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도 송사리와 마찬가지로 의사결정을 할 때 흉내내기의 영향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는다. 흉내내기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네거티브 피드백’으로 대표적 현상이 차익거래다. 이는 시장 간의 차이를 줄이는 시장안정 요소다. 두 번째 ‘포지티브 피드백’은 최초의 변화를 같은 방향으로 가속시키는 이른바 눈덩이 효과다. 매수가 매수를 부르고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조지 소로스는 포지티브 피드백의 역할을 노골적으로 이용한 가장 뛰어난 투자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혁신과 경쟁전략

◇라이트 형제의 혁신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는 ‘12초 동안’ 비행하며 역사를 만들었다. 모든 혁신은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조각에서 탄생한다. 라이트 형제의 천재성은 경유엔진, 몇 개의 케이블, 프로펠러 그리고 비행체에 적용되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조합해 낸 것이다. 혁신은 기업과 경제성장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적자생존

197년 타이거 우즈는 마스터즈 골프대회에서 압도적 성적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완벽한 스윙을 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스윙이 나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훈련에 돌입했다. 이후 1999년 2월까지 우즈는 고작 한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1999년 봄 드디어 새로운 스윙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그해 14개 대회에서 10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즈는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가장 강한 종,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 종이 살아남는다.” -찰스 다윈<종의 기원>

복잡계 이론

◇생각의 다양화

당신은 다른 사람과 같은 신문을 읽고, 같은 사람과 대화하고, 같은 형식의 분석보고서를 반복해서 읽고 있지는 않은가? 다양성은 문제해결에 크게 기여한다.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시장의 ‘미약한 신호’를 잘 찾아낼 수 있다.

“더 많이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답니다. 더 많이 배울수록 더 많은 곳에 갈수 있습니다.” -시우스 박사

◇주식시장은 복잡계다

주식시장은 복합적응시스템(복잡계)의 가장 좋은 예이다. 복잡계는 수많은 이질적 성분요소의 상호작용이 등장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계적인 시스템과 달리 부분을 봐서는 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환원주의는 시장을 이해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편적 정보에서 벗어나라. 시장을 복잡계로 이해하라.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