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수학이 필수라면 나는 신문배달을 해야 한다. 투자에서 고등수학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전혀 보지 못했다." -워렌 버핏

 

숫자는 투자의 기본

주변에서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은 보면 모두 숫자와 관련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자신이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았는지 웬만한 숫자는 다 기억하고 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을 보더라도 비록 높은 학력이 아니더라도 숫자를 기억하고 계산하는데 대단한 능력을 나타낸다. 수많은 회사의 재무상황은 물론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날짜까지 기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자 역시 숫자에 민감해야 한다. 거의 모는 주식의 속성들이 숫자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가와 거래량부터 EPS(주당순이익), ROE(자기자본이익률), 매출, 영업이익, 모든 것이 숫자로 평가받는다.

고등수학은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 대가 워렌 버핏은 투자에 수학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주의할 점은 그가 수리적 감각이나 숫자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고차원의 수학과 계량기법이 별 효용이 없다는 점을 말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계량적 기법과 고급수학을 통해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나 펀드가 꽤 많이 있다. 대표적인 펀드가 그 유명한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이다. 롱텀캐피탈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이 수리적 모형을 통해 만든 기법을 통해 자산을 운용했다. 복잡한 계산을 통해 ‘손실이 날 확률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모형을 만들었지만 러시아 채권에 투자에 파산했다.

시스템매매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이기는 게임을 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최근에도 인공지능(AI)을 통한 이른바 로보시스템 매매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리적 접근이나 시스템 매매에 의한 펀드나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은 없다.

결국 투자는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표와 숫자로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경영자의 자질이나 기업문화 등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특히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상태(멘탈리티)는 결코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다.

지속적 경쟁우위와 장기투자전략

그렇다면 버핏에게는 숫자가 아닌 무엇이 중요할까?

버핏의 연구자인 류젠웨이에 다르면 버핏의 성공비결은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한 장기 가치투자전략이다.

“나는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능력을 갖추고 주주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경영진이 관리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이러한 특징을 갖춘 기업이 눈에 띄고 그 주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워렌 버핏

버핏이 이야기하는 포인트는 3가지다. 첫 번째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을 고르는 일이다. 소위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경쟁우위(해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우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하는 지속성의 관점이다.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을 골라야 한다.

두 번째는 유능한 경영진이다.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한 눈 팔지 않고 회사와 주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영진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경영진의 능력과 열정, 성실성은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다.

세 번째는 장기투자전략이다. 버핏은 주식을 매수할 때도 신중하지만 좋은 기업을 매수하면 꽤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한다. 대표적 사례는 다음과 같다. 코카콜라는 15년간 보유해 6.8배 가치상승, 워싱턴포스트 30년 보유 128배 가치상승, 가이코 20년 보유 50배 가치상승.

개인투자자들에게 버핏처럼 장기투자하라고 권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렇더라도 지속적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과 능력 있는 경영진이 경영하는 기업의 기준만은 투자에 잘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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