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U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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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상징 ‘황소와 곰’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때문에 사회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관련주들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축산농가나 상인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돼지는 사실 ‘자기 몸을 바쳐서’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동물이다. 돼지 한 마리를 잡으면 머리(돼지머리)부터 발끝(족발)까지 못 먹는 것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들에게 꼭 필요한 가축이다. 하지만 돼지에 대한 인간들의 판단은 부정적인 내용 대다수다. 돼지는 더럽다, 닥치는 대로 먹는다, 욕심이 많다, 비대하다, 우둔하다 등등.

돼지는 투자의 세계에도 등장한다. 월스트리트에서는 4가지 동물이 자주 언급된다. 황소와 곰, 돼지와 양이다. 월스트리트(wall street)라는 용어도 동물들과 관련이 있다. 기존에는 뉴욕 맨해튼 남부에서 영국군과 네덜란드 사이에 시가전이 벌어질 때 군인들이 방어를 위해 담(wall)을 쌓아올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오래전에 이곳에서 가축을 키우는 농부들이 울타리(wall)를 만들어서 그곳을 월스트리트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황소는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당한다."

4가지 동물과 관련한 아주 유명한 증시 격언이다. ​황소는 먹이감을 공격할 때 뿔을 이용해 위쪽으로 치받는다고 하여 강세장을 상징한다. 황소(강세론자)는 상승 쪽에 베팅해 주가가 상승할 때 수익을 거둔다.

반면 곰은 사냥감을 잡으면 아래로 내리꽂는다고 하여 약세장을 의미하는 동물이다. 곰(약세론자)도 하락 쪽에 베팅해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거둔다.

반면 돼지는 탐욕스러운 트레이더를 상징하며 욕심을 채우려고 방향없이 트레이딩하다가 시장에서 도살된다(손실을 입는다).

양떼는 추세나 정보, 지도자를 추종하는 수동적이고 겁 많은 부류로, 변동성이 커지면 여기저기서 울음소리를 내면서 두려움에 떤다. 순진한 초보 개인투자자들이 이 부류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돼지는 탐욕의 상징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4 동물의 미래는 다음과 같다.

​“장이 열리면 황소는 매수하고 곰은 매도하며 돼지와 양은 무참히 짓밟힌다.”

이 격언에서 말하자고 하는 돼지의 교훈은 ‘탐욕’이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나설 때를 알아야하고 물러날 때를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강세론자든 비관론자든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에 의해 장기 전략을 구사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시류에 휩쓸려 주가가 오르면 따라 사고 하락하면 곧바로 던지고 도망간다. 자신만의 투자방법이나 기업에 대한 공부 없이 무모하게 주식을 산다. 빨리 벌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주가가 급락하면 탐욕은 이내 공포로 바뀐다.

투자자들은 탐욕에 빠진 돼지가 되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남들 좋은 일만 시키고 양털을 다 뽑히는 순진하고 어리석은 양이 되어서도 안 된다.

남은 선택은 두 가지다. 황소가 되거나 곰이 되어야 한다. 곰(약세장투자자)이 되는 것은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려운 일이다. 주가하락으로 이익을 보려면 공매도나 폿옵션 등 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해야하는데 제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쉽지 않다. 주가가 크게 하락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 나만 이익을 본다는 사실도 정신건강에는 그리 유익하지 않다.

남은 선택은 황소가 되는 것이다. 주식시장과 기업의 장기성장을 믿고 투자하는 것이다. 소와 관련해 또 다른 사자성어들도 도움이 될 만하다. 우보천리(牛步千里)는 꾸준함의 힘을 이야기하는 말이다.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은 폭우에 떠내려갈 때 살려고 발버둥치는 말은 죽고 물살에 몸을 맡기는 소는 결국 살아난다는 말이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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