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인수는 “잘못된 것이었다.”

워렌 버핏은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로 불린다. 아마 세상을 떠나고 나서도 버핏은 후대의 투자자들에게 위대한 투자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만큼 버핏이 투자업계에 남긴 족적은 대단하다.

버핏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는 기업이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이하 버크셔)다. 버크셔는 원래 섬유회사였는데 버핏이 인수해 지금은 투자회사로 변신했다. 버크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다. 지난 20일 기준 버크셔의 주가는 313,700 달러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환율 1,200원 적용) 3억 6,644만원이다. 어지간한 집 한 채 값이다.

그런데 버핏은 버크셔를 인수한 것에 대해 잘못된 투자결정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내가 범했던 첫 번째 실수는 버크셔사의 소유권을 사들인 것이다. 섬유업이 발전전망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매입의 유혹을 견디지 못했다.”

버핏은 실제 버크셔를 인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상승으로 상당한 차익을 올렸다. 그리고 버크셔는 지금 세계 최고의 기업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최고의 기업이 된 것은 투자회사로 훌륭하게 변신한 결과이며 버크셔라는 회사만을 놓고 볼 때는 좋은 투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싸다는 이유로 사양산업인 섬유업에 속한 기업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가치보다 가격이 싸서 매수했고 그로 인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배운 가치투자의 원칙이다. 이를 소위 ‘담배꽁초식 투자법(염가구입방식)’이라고 한다. 마치 중독자가 한 모금밖에 안 남은 꽁초에서 천국과도 같은 느낌을 누릴 수 있는 이치이다. 버핏은 이러한 전통적 가치투자 전략으로 남은 꽁초에서도 많은 이윤을 뽑아냈다.

그러나 그의 투자동반자인 찰리 멍거(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는 싼 주식에만 투자하는 방법을 바꾸라고 버핏에게 지속적으로 조언했다. 단기적으로 가격매력이 생긴 주식을 매수하는 ‘염가매수전략’은 그럭저럭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이른바 ‘10루타 종목’의 대박을 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

위대한 기업에 관심을 갖다

이후 버핏의 투자에 대한 시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수한 기업을 매입하는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 초우량기업에 집중 투자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는 버핏을 ‘뛰어난 투자자’의 수준에서 ‘위대한 투자자’의 반열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초우량주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버핏은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결국 투자는 ‘기업을 선정하는 일’이고 투자자들은 그 가운데서도 초우량주 즉, 위대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우량주는 저가에 살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다. 따라서 버핏은 가격보다는 기업에 집중해 투자의 기회를 찾을 것을 권하고 있다. 비록 최저가에 주식을 매수하지 못하더라도 좋은 기업을 매수하면 좋은 성과로 보답을 해준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버핏이 위대한 투자자가 된 이유’를 그의 표현을 빌려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보통 가격으로 좋은회사를 매입하는 것이, 좋은 가격으로 보통회사를 매입하는 것보다 낫다.”  -워렌 버핏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