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는 '투표 개표기'

워렌 버핏은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자다. 당연히 주식시장을 전망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버핏은 주식시장이 미래에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증시의 단기파동 예측에는 재주가 없는 것 같다. 향후 6개월, 1년 심지어 2년 내의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워렌 버핏

버핏은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다. 가치투자자들은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시황보다는 기업의 가치변화에 주목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단기적 시황을 알 수 없다는 그의 주장이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버핏은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아주 쉽다고 했다. “어렵지 않다.”가 아니고 “아주 쉽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그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들었다고 한다.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어떤 주식이 인기 있는지 집계하는 투표기 역할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측정하는 정교한 저울과 같다." -벤저민 그레이엄

"탐욕과 두려움은 투표할 때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무게를 잴 때에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한다." -벤저민 그레이엄

단기적으로는 뉴스와 테마, 수급 등에 의해 주가가 급등락 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장기적으로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에 의해 버핏은 초우량주에 장기 투자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투자는 저울과 같다

버핏이 이야기한 ‘개표기와 저울 이야기’에서 몇 가지 투자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혹은 몇 주간의 주가흐름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버핏의 관점에서 보면 투자자가 아니고 매매자다. 물론 단기 매매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주식시장을 쳐다보고 대응할 수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버핏 식의 장기투자가 더욱 적합하다.

두 번째는 기다림의 기간이다. 가치투자는 ‘본질 가치보다 가격이 낮을 때 사서 주가가 제값을 찾을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문제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때 가지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버핏의 매매기법을 추종하는 가치투자자 모니시 파브라이는 가치와 가격의 격차가 해소되는 기간을 대략 2~3년 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2~3년의 기준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사실은 버핏이 여기에 대해 미리 이야기 한 것이다. 버핏이 단기전망에 자신이 없다고 하면서 제시한 기간이 ‘2년 이내’이다. 그러니 대략 2년 정도가 지나면 단기적 요인에 의한 주가의 왜곡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이다.

세 번째는 주식의 가치를 계량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투자자의 관점에서 저울로 주식의 가치를 측정하면 ‘느낌’이 아니라 ‘수치’가 필요하다.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계량적 기준을 가지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수치로 나타낸 투자지표(예, PER, PBR 등)를 사용한다고 해서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잘못된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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