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반도체에 대한 생각의 차이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세계 1, 2위 D램 업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두 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태도는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이러한 상반된 태도는 향후 장비나 소재주에 대응하는데 중요한 참고사항이 된다.

< 표 1 > 외국인 동향 동향 (단위 : 억)

지난 11~16일의 나흘 동안 외국인 동향을 보면 삼성전자는 순매수를 지속한 반면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87억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D램 1, 2위 업체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차이’는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태도를 말해주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판단된다.

즉, 외국인들은 반도체를 사는 것은 아니고, 이머징마켓으로 돈이 들어오면 ‘시가총액 1위이며 언제든 사고팔 수 있는’ 삼성전자를 사고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반도체 업황에는 별 매력이 없고 글로벌 자금 흐름에 따라 기계적인 매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 그림 1 ] SK하이닉스 일봉
[ 그림 1 ] SK하이닉스 일봉

요약한다면 삼성전자는 ‘한국의 간판기업’으로서 자금 수급에 따라 매매하는 대상이며,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시각인 것이다.

그 결과 장비주들도 외국인들은 SFA, 원익IPS, AP시스템 등 OLED관련 디스플레이 쪽 관련성이 높은 장비주를 선호하고, 국내기관들은 테스, 유진테크, 유니테스트 등 반도체쪽 관련성이 높은 장비주를 더 선호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기관들은 반도체 가격 유지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향후 반도체 가격 상승 모멘텀이 주가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더 이상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반도체에 대해 외국인들은 차갑고, 국내기관들은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상반된 시각은 크게는 시장 에너지의 분산이며, 작게는 장비주들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장비, 소재주 공략에 있어 이 ‘미세하지만 결코 미세하지 않은’ 차이를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 2 ] 코스닥에 대한 생각의 차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차이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나타난다.

8월 이후 외국인들은 우리 증시에 대해 전반적으로 싸늘한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

< 표 2 > 외국인 월별 동향 (단위 : 억)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삼성전자만 순매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여서 ‘일시적으로 이머징마켓펀드로 돈이 유입되면 삼성전자나 사놓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를 제외할 경우 여타 유가증권시장 종목에 대해 얼마나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 와중에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 들어서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어 유가증권시장 보다는 ‘상대적인 관심이 높음’을 읽을 수 있다.

< 표 3 > 코스닥시장 수급 동향 (단위 : 억)

최근 5영업일 동안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기관들은 매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이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순매도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나, 외국인들은 오히려 코스닥시장에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그림 2 ] 코스닥지수 일봉
[ 그림 2 ] 코스닥지수 일봉

결론적으로 이또한 에너지의 분산이며, 향후 재료주 장세의 ‘강도’를 예측함에 있어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외국인들의 코스닥시장 순매수로 수급이 개선되어 뭔가 될 듯하면서도 ‘결정적 한방’이 터지지 않는 현실은, 외국인과 기관들의 코스닥시장에 대한 태도의 차이에 기인한다.

그런 속에서 목요일 외국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837억이나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지수는 0.4% 하락에 그쳤다. 시장의 탄탄한 맷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랜만에 연이틀 순매수를 보였던 기관들이 다시 큰 폭 순매도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기관의 순매도만 잦아든다면 코스닥시장은 불이 붙을 수 있어 보인다.

금요일 시장도 역시 외국인과 기관들의 수급이 핵심이다. 특히 기관들의 태도가 재료주장세 여부에 키를 쥐고 있는데, 화, 수요일처럼 소폭이라도 순매수를 기록한다면 재료주들은 활발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겠고, 목요일처럼 큰 폭 순매도를 보인다면 탄력 약화는 불가피하겠다.

‘뭔가 될 듯 말 듯한’ 상황에서 ‘눈치를 보는’ 흐름은 금요일도 이어질 듯하다. SKC코오롱PI, KH바텍, 에코마케팅, 제넥신, 코나아이, 하나머티리얼즈, 에프에스티, 원익머트리얼즈, 휠라코리아 등 탄탄한 수급 속에 ‘맷집’이 느껴지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분한 관찰과 대응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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