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넘지 못할 2미터의 막대를 뛰어 넘으려 하지 않는다. 충분히 넘을 수 있는 30센티미터의 막대를 넘으면 그만이다. -워렌 버핏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하라

워렌 버핏의 중요한 투자원칙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는 것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버핏은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 IT 광풍이 몰아쳤을 때도 버핏은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애플에 대해 투자한 것을 제외하면 버핏은 여전히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꺼린다.

2000년 IT열풍 당시 버크셔의 주주들은 언제쯤 기술주를 살 것이냐고 버핏에게 물었다.

버핏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불행하게도 답은 노(No)이다. 나는 빌 게이츠와 엔디 그로브를 존경한다. 나도 그들의 회사주식에 투자해 이러한 존경심을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주식을 분석하면서 10년 후에 두 회사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기술 회사(IT)를 분석하지만 나는 그것에 소질이 없다.”

버핏의 동업자인 찰리 멍거도 거들고 나섰다.

“우리가 IT업종에 진출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그 분야에 대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업종 주식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다른 주식과 달리 우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돼 뚜렷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를 놔두고 우위는커녕 열세만 있는 분야에서 경쟁을 하겠는가?”

욕심을 버리면 높이가 보인다

성장주는 꿈을 먹고 자란다. 2000년대 IT주가 그랬고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바이오주가 그렇다. 개발 중인 신약이 성공만 하면 회사는 돈방석에 앉게 된다. 주가는 하늘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중간결과는 대박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쪽박에 가깝다. 신약개발의 기술적 어려움은 차치하고라도 경영진의 도덕성과 관리소홀 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개발 중인 신약이 어떤 성능을 가지고 있고,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도 깜깜이다. ‘영문자와 숫자가 결합된 신약의 이름’조차 기억하기도 힘들다. 하물며 일반인들이 구체적인 효능과 성공가능성을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워렌 버핏은 돈이 될 것 같은 성장산업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자신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버핏은 우리 시대에 투자를 가장 잘하는 인물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다.

반대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최고의 성장분야에 주로 투자한다. 2차 전지와 수소경제, 바이오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부자가 되기는커녕 계좌가 쪼그라드는 현실에 가슴을 졸인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버핏은 분명히 우리보다 뛰어난 투자자다. 그런데 2미터짜리 장대를 뛰어넘을 생각을 하지 않고 30센티미터의 막대를 넘는 것에 만족한다.

우리 중에 투자에 관해 버핏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2미터가 아니라 20미터짜리 장대넘기에 도전한다. 그것도 자주.

원인은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 즉, 탐욕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면 ‘내가 넘을 수 있는 막대’와 ‘넘을 수 없는 장대’가 비로소 보일 것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을 버리자. 그러면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다. 버핏처럼.

예민수 증권경제연구소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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