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 '춘제' 기간 30억 명 대이동 예상…질병 확산 공포에 소비심리 위축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23일 인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23일 인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광·면세·유통산업 등이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염병 공포로 여행객이 줄거나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27일 보건당국과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홍콩·대만·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 전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문제는 24~30일이 중국 최대 명절 ‘춘제’라는 점이다. 여행객과 귀향객의 국내외 이동이 활발해지면 전염도 급속도로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다. 춘제에 이동하는 인원만 약 3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중국 관광이나 중국 관광객 입국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만 30만 명에 육박했다.

한·중 관계 회복을 기대하던 국내 산업계는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미 5년 전 메르스 사태로 큰 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꺼리면서 특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나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를 보면 메르스 발생 직후인 2015년 6월 당시 백화점 매출은 12%, 대형마트는 10% 감소했다.  

또 메르스 사태로 관광 성수기인 6월부터 8월까지 해외 관광객은 최대 53%까지 크게 감소해 관광산업뿐 아니라 문화, 체육산업 등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5년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그 해 방한 외래객은 전년(2014년) 대비 약 97만 명 줄었다. 외래관광객 감소는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런 상황이 재연될 경우 관광, 호텔, 면세사업이 어려움을 겪게된다. 중국시장 의존도가 큰 화장품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 발생기간 동안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이 약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최대 명절을 앞두고 지난 20일 중국 보건당국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간 전염을 인정한 만큼 확산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메르스보다는 높고 사스보단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질병의 확산 여부에 따라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지 피해가 장기화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우한폐렴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