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노조 이어 삼성화재도 노조 출범...'4노조는 사측과 잡음'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삼성 측의 80여 년간 이어진 ‘무노조 경영’ 원칙을 뒤흔들듯, 삼성화재도 68년 만에 노조 깃발을 올린다.

3일 삼성화재(000810, 대표이사 최영무) 노조는 이날 오후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이날 노조는 “회사 창립 68년 만에 처음으로 어용노조가 아닌 직원들의 노동인권을 지켜갈 진성 노동조합이 설립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그 동안 사측의 일방통행식 경영과 인격 무시, 부당한 인사발령과 고과, 급여, 승진체계, 불합리한 목표 및 각종 차별대우는 물론, 무리하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그동안 사측은 대외적으로는 윤리경영을 얘기하면서 대내적으로는 견제 없는 인사권을 갖고 약자인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도록 관리‧통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와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부당노동행위와 일방통행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노조는 지난 해 12월 설립총회에 이어 지난 23일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마쳤으며 오상훈 초대 노조위원장이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화재 노조가 68년 만에 노조를 설립했지만 순항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삼성 측은 오는 14일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항소심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준법정신을 강조하고 나섰음에도 불구 삼성 계열사 내 노사간의 불편한 동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해 12월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재용)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이 노동조합 설립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 이른바 ‘노조와해 공작’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바 있다.

이에 당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측은 즉각 사과문을 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공식 사과하면서 ‘비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키로 사실상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사측은 최근 출범한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삼성전자 4노조)이 삼성전자 소속 노동자에게 발송한 노조 소개 이메일을 임의로 삭제하면서 노사간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전자 측은 “회사 내부 전산망을 노조활동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체협약 등을 통해 이용 권한을 확보하거나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해당)메일은 이러한 절차 없이 발송했으므로 회사가 정당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4노조 측은 “조합원이 1만 명은 돼야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다며 가입을 안내하는 건 당연한 노조활동”이라고 반발하면서 노사간 갈등의 골이 형성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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