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미래먹거리 집중육성 전략 가속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본사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066570, 각자대표 조성진·정도현)가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LG화학과 사업 재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본격화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적자에 시달려왔던 전장사업 재편을 통해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LG전자 전장사업 매출은 △2017년 3조3386억원 △2018년 4조2876억원 △2019년 5조6004억원(추정)을 넘겼지만,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1069억원 △1198억원 △1976억원 등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전장사업 강화를 통해 적자폭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올 초 "전장 사업에서 2021년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모듈·팩 사업 효율화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LG전자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만드는 배터리 모듈과 팩 사업을 LG화학으로 모두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전장을 담당하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텔레매틱스)와 디지털 콕핏 등 전기차의 전자부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초반대를 기록하면서 독일 콘티넨탈과 일본 덴소 등을 제치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미 LG전자는 지난해 폭스바겐의 8세대 골프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 데 이어 지난 6일엔 GM(제네럴모터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에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공급한바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차량에 액정표시장치(LCD)가 아닌 P-OLED가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지난해 9조 80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에는 12조원 규모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말 LG전자는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사업을 ZKW로 통합하기도 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차량 소프트웨어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 모터 등에 집중하고 램프 관련 사업은 ZKW가 전담하게 됐다.

ZKW는 LG전자가 지난 2018년 1조원을 투자해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 램프 업체다. 통합 이전에는 LG전자는 VS사업본부 산하에 VS램프개발담당 조직을 두고 후미등 제품군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와 별개로 ZKW는 차량용 램프 중에서도 전조등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맡았다.

이같은 LG전자의 사업 재편은 역할 분담을 통해 경쟁력·효율성을 높이고 전장사업 수익성을 조기에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가 본격화하면서 기존 전조등뿐 아니라 후미등에도 자율주행용 보조 센서가 대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전자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차량용 램프 사업을 통합함으로써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LG그룹은 비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사업을 정리했다.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을 매각한 게 대표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국내 LCD TV용 디스플레이 생산을 정리하고 OLED 생산량을 늘려 시장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겠다는 목표다. 

LG전자 관계자는 LG화학과의 사업 재편을 두고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로 결정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사장단 워크숍에서 그룹 최고경영진에게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해 달라"며 미래 먹거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문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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