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건국 이래 사상 초유의 공중위생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대규모 감염사태에 전 국민은 혼란에 빠져 있다.

특히 병원영업이 주 업무인 제약업계 영업직의 경우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국내사의 경우도 그보다는 조금 늦긴 했으나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는 사실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영업사원들이 갖는 실적 부담은 여전하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를 가장 결정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공교롭게도 업계 1위인 유한양행에서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확진자가 천 단위를 넘어선 후 처음으로 맞은 주말이었던 지난 1일 대규모 집회나 종교모임이 취소되는 등 뒤숭숭한 가운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유한양행 직원이라고 밝힌 한 청원자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에 따르면 그는 3월 1일 오후 2시30분 기준 확진자가 3526명인 상황에서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며 슈퍼 확산자가 될 위험을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본사에서 재택근무를 지시했으나 몇몇 지점장 및 팀장이 거래처 방문을 지시했고, 회사는 이를 그저 방관하고 있다는 것.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멈출 수 있게 도와 달라 청원했고 해당 청원에는 현재 2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반면 업계 2위인 GC녹십자는 유한양행과는 전혀 다른 대응을 보여 눈길을 끈다.

GC녹십자는 지난 2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존 영업사원의 재택근무를 6일까지 연장하고  녹십자를 비롯해 경기도 용인 목암타운에 위치한 GC녹십자엠에스, GC녹십자셀 등도 재택근무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 영업직군 외에 전 직원의 재택을 실시하는 것은 녹십자가 최초다.

업계 전반의 추세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전 직원의 안전을 위한 최고 경영자의 소신 있는 결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읽은 글 하나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코로나 사태로 회사가, 대표가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됐다는 글이었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상황에서 빛난다고 했다. ‘모두의 건강과 행복’이라는 유한양행 회사 소개 첫 페이지 문구가 과연 자사 직원들에게도 해당되는 문구가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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