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세대교체로 통신·금융 집중 및 조직효율화 …새노조, 정치자금 의혹 제기

구현모 KT 회장 내정자가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구현모 KT 사장 내정자가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KT가 오는 30일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KT는 구현모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를 새 대표로 선임할 계획이다.

KT는 지난 10일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자제하자는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KT의 올해 주총은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린다.

구 CEO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27일 KT의 신임 CEO로 내정됐다. 임기는 2023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3년이다.

KT의 올해 주총 안건은 총 8가지로 △정관 일부 변경 △대표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등이다. 

이날 주총 결과에 따라 구현모 CEO 내정자가 KT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다. 구 CEO 내정자는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KT의 사내·외 이사의 변화를 예고했다.

우선 11명 이사 중 사내이사 3명 전원을 교체하고, 사외이사 8명 중 4명을 새 인물로 꾸린다. 신임 사내이사는 △구현모 커스터머부문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다.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은 지난 1월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로 KT는 이를 통해 복수 사장체제를 꾸렸다. 박 사장은 지난해 KT 차기 CEO 최종후보 선임 과정에서 막판까지 구현모 차기 사장과 경합을 벌인 바 있다. 

임기가 끝나는 4명의 사외이사는 통신과 금융 전문가로 각각 2명씩 교체된다. 이 때문에 구현모 KT CEO 내정자가 사외이사 정상화와 통신과 금융사업에 집중해 미래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KT는 정치권 인사, 언론인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사외이사 제도를 정치권 및 줄대기 용도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는 △강충구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박찬희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부교수 △표현명 JB금융지주 사외이사 등 4명이다.

이들은 기존 △이강철 전 노무현 정부 시민사회수석 △김대유 전 노무현 정부 경제정책수석 △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한국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 연구개발센터(KCRC) 이사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등과 함께 KT 사외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구현모 체제의 뚜렷한 변화는 조직 효율화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인력 감축 대신 핵심 인력 재배치를 통한 조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조직의 변화는 구현모 CEO 내정자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내정자는 지난 1987년 KT에 입사해 CEO에 까지 오른 정통 KT맨으로서 누구보다 KT 조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문은 △부문별 업무 효율화를 통한 인력편성표 조정 △높은 역량을 갖춘 직원 기반의 신사업·효율화팀 신설 등 조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방안은 후속 조치로 각 부문별 인력의 약 10%를 별도 조직으로 신설해 신사업 발굴 등을 맡게하고, 해당 조직에는 우수인력을 우선 배치해 일반적인 구조조정 성격의 인력 재배치와는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각 부서의 역량 있는 직원들로 구성된 신설팀은 내부적으로 가칭 BDO(Business Development Organization)라 불리며 각 부문별 신사업 발굴 및 컨설팅, 영업망 강화 등의 내외부 역량 강화에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 KT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9개 부문을 7개 부문으로 통합 축소해 효율화시켰다. 7개 부문은 커스터머, 기업, AI·DX융합사업, 네트워크, IT, 경영기획, 경영지원으로 재편됐다. 

한편 최근 KT새노조는 국민연금에 KT회장 선임과 관련 현장조사를 요청했다. KT새노조 측은 "정치자금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 중인 구현모 사장의 차기 CEO 선임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런 배경 확인을 위해 국민연금이 조사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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