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백기사 역할 계획 없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한진칼(180640, 대표 조원태·석태수)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035720, 공동대표 여민수·조수용)가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 이하로 떨어뜨렸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며 "세부 매각내역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그룹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나 백기사 등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003490 대표 조원태·우기홍)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가량을 추가로 사들여 2%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했다.

당시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의 지분 매입 사실이 주목받았지만 카카오는 다른 뜻이 없는 사업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한진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카카오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 분쟁에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향후 한진그룹 지분율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카카오가 이번 주총에서 기권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조원태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의결권이 인정되는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지분율 6.52%),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00%) 등 총 32.45%다.

이에 맞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지분은 KCGI 17.29%, 반도건설 8.28%,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32.06%다. 양 측의 지분 차이가 줄어들게 되면서 국민연금(2.9%)을 비롯한 기관투자가, 소액주주들 표가 결과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오는 주총에서는 주주명부가 폐쇄된 지난해 12월 26일 이후에 보유한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과 3자 연합 양측은 최근까지도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주총 이후 전개될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지분을 14.9%까지 끌어 올렸고, 반도건설과 KGCI도 최근 0.7%와 0.5% 가량의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네이버금융 캡쳐)
(사진=네이버금융 캡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