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하청도 서러운데 자회사의 하청이라니"…"단조공장 분사되면 망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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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현대제철(004020, 대표 안동일)이 전남 순천 단조공장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신설해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노동자들이 매각용 카드로 전락했다며 강한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순천 단조 비정규직지회 등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제철 순천 단조공장 물적분할 규탄’ 기자회견를 진행했다.

이들은 회견을 통해 현대제철이 최근 순천단조공장을 자회사로 물적분할 의사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불법적인 제조업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 해온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이제 자회사의 하청 노동자가 되라는 현대제철의 결정에 그간 열악한 조건 속에서 묵묵히 일만 해온 순천 단조공장 노동자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대제철은 철광석 등 원자재 값이 상승하고, 값싼 중국산 철강재에 밀려 영업이익 하락세가 지속되자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고 연초 비핵심사업부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해 순천 단조공장 하청노동자들도 매우 불안했는데, 결국 현대제철 혼자만 살겠다고 단조공장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는 순천단조공장을 신설법인으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매각을 위한 절차라는 것이라는데 단조공장 미래가 불투명하니 버리는 카드로 신설 법인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언제든지 버려버리기 때문에 우리의 우려는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현재 현대제철의 적자상황에 대해서도 “결단코 현장 노동자들의 잘못이 아니다”며 “단조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3일만에 겨우 하루를 쉬는 엄청난 노동강도와 365일 3조3교대를 기본으로하는 후진적 교대근무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지난해 하반기 제강공장만은 흑자를 내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했다.

더불어 이들은 “현대제철은 신설 법인을 만들면서도 관리는 20여 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하고, 생산은 지금과 같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 맡긴다고 하는데 이는 발전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수주 받은 물량이나 생산하는 위탁 생산업체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미래 발전 가능성이 차단당한 이런 자회사가 만들어진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만 위협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뿐 아니라 철강사에서도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사내하청 비정규직 사용을 고수하는 현대제철, 아니 현대차그룹 차원의 경영방식 자체가 문제”라며 “현대제철의 모든 공장에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 수는 꾸준히 늘어 현재 정규직보다 많은 지경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현대제철은 물적 분할 과정을 단조공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철저히 무시한 채 어떠한 설명도 없이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으며 생산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그 어떤 상의도 없이 생존권을 위협하는 순천 단조공장 물적 분할은 당장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럼에도 불구 “현대제철이 끝내 단조공장 물적분할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금속노조는 현대제철순천단조 공장 노동자들뿐 아니라 현대제철의 원하청 지회들과 함께 현대제철에 응당한 책임을 묻는 투쟁을 조직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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