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I투자 캐나다 바이오기업…올 여름 임상 추진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자사가 투자한 캐나다의 바이오 제약회사인 메디카고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연구에서 큰 진전을 거뒀다고 26일 밝혔다. 

메디카고는 코로나19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얻은 지 20여일만인 이달 중순, 바이러스성 입자(VLP)를 성공적으로 생산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VLP는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입자로 바이러스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어 체내에 투입되면 마치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처럼 면역체계를 작동시킨다. 하지만 유전물질을 갖고 있지 않아 인체에 해로운 감염 증세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특징 때문에 VLP는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사용하거나 특정 유전자를 체내에 배달하는 유전자 치료법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에 VLP 생산에 성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한 발 더 다가선 메디카고는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전임상 실험을 진행 중이다. 메디카고는 전임상 실험이 완료되면 보건당국과 협의를 시작해, 올 여름(7~8월) 임상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메디카고의 백신 개발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연구에 사용된 기본 재료다. 대부분의 백신 제조업체들은 달걀을 활용해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한다. 살아 있는 비활성 바이러스를 사용해 백신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달걀에 주입한 뒤 이를 배양시켜 백신 단백질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많은 비용이 들고 백신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긴 단점이 있다.

반면 메디카고는 바이러스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완전한 유전 코드를 보유하지 않은 VLP를 활용한다. 특히 메디카고가 담배과의 식물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은 이채롭다. 

토양 박테리아의 일종인 아그로박테리움에 유전자 염기서열을 삽입하고, 해당 식물을 이 박테리아에 감염시키면 백신으로 사용될 수 있는 단백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메디카고의 백신개발 기술은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변종이 출현해 대유행을 가속화 시킬 경우에도 신속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란을 사용하는 백신개발 과정이 약 6개월 소요되는 반면, 메디카고는 담배과 식물을 활용해 백신을 만드는 사이클을 6주 정도로 크게 단축시켰다.

바이오 업계가 메디카고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신속한 백신 개발 능력과 함께 단기간 대규모 백신 양산이 가능한 능력을 검증 받았기 때문이다. 이미 메디카고는 VLP를 활용한 새로운 계절독감 백신을 개발해 캐나다 보건국(Health Canada)으로 부터 검증을 받고 있다. 또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현재 임상 1상과 전 임상 단계를 거치고 있다.

지난 2010년 미국 국방부의 국방과학연구소(DARPA)는 새로운 형태의 백신 개발과 생산 능력 향상을 위해 블루 앤젤이라는 1억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당시 이 기금의 상당 금액은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에 건설된 메디카고의 최첨단 온실과 추출, 정화 장치에 투자됐다. 메디카고는 개발 중인 백신이 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이곳 설비에서 월간 1000만개의 백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PMI 관계자는 “메디카고에 대한 투자는 과학기술과 혁신을 향해 회사가 변화를 추진한 결과물”이라며 “계절성 독감 백신, 로타 바이러스 백신 개발 과정에서 보여준 메디카고의 혁신적인 연구와 기술이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