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해당 부지 시세는 5000억원…문화공원 용도변경 시 절반 수준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사진=뉴시스)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박제성 기자] 코로나19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대한항공이 자금 확보를 위해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에 나섰는데, 서울시를 상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 대표 조원태, 우기홍)이 소유한 종로구 송현동 49-1(3만6642㎡) 부지를 서울시가 문화공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게 되면 토지용도가 바뀌면서 시세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큰 손실을 입게 된다. 현재 해당 부지 시세는 5000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는데, 문화공원으로 조성 시 해당 부지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7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안에 대한 자문을 요청한 바 있다.

현재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찬성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서울시가 계획대로 진행하면 다음 달 열람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8일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으면, 팔리지 않으면 가지고 있겠다" 정도로만 언급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7성급 한옥 호텔 건립 추진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계획 규제에 발목이 잡혔고, 이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조양호 전 회장이 급작스레 고인이 되면서 리더십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데다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급격하게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약속받으면서, 향후 갚아야 할 자금 확보를 위해 송현동 부지를 5000억원 정도 시세에 매각하려 했었다.

지난달 삼성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부지 매각에 나섰지만, 서울시가 해당 부지에 대한 문화공원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이 원하던 송현동 부지 매각은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 측은 서울시가 추진하려는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코로나19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현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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