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MBK파트너스 본사 앞 '밀실매각' 규탄 시위…"대량 실업 양산하는 매각 논의 중단하라"

홈플러스노동조합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D타워 MBK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D타워 MBK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한행우 기자)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홈플러스노조)가 홈플러스 본사와 MBK파트너스의 알짜매장 매각 시도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노조는 3일 오전 10시 광화문 D타워 MBK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위기에 수천명 대량실업이 불 보듯 뻔한데도 배당금을 노린 MBK가 알짜매장 밀실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홈플러스가 안산점과 대구점, 둔산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확인 결과 안산점 매각 주관사는 NH투자증권, 대구점과 둔산점 매각 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번 3개 매장 매각은 통상적으로 해 오던 매각 후 재임대 방식(세일앤리스백)이 아닌 폐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해당 자리에 수십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노조는 “흑자매장이자 알짜매장의 영업을 포기하고 폐점한다는 건 마트사업 포기에 다름없다”며 “투기자본 MBK가 이윤극대화를 위해 부동산장사로 돈을 벌겠다는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매각 1순위로 추진중인 안산점은 홈플러스 140개 전체 하이퍼(대형)매장 중에서도 탑클래스 매장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직영 직원수는 218명에 달하며 매출순위도 상위에 속한다고.

이런 알짜매장을 하루아침에 폐점하는 건 명분도 실익도 없는 자해행위라는 지적이다. 3개 매장이 모두 문을 닫을 경우 직원 수천명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노조는 내다보고 있다.

“직영직원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회사 측 해명에 대해서도 노조는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홈플러스는 주변 점포로 인력을 분산해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그만한 인력을 수용할 여력을 가진 주변 점포는 없다”고 반박했다.

일례로 시화점의 경우 인력이 남는다는 이유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약 4차례에 걸쳐 10여명이 넘는 인원을 안산점으로 배치했는데 이제와 다시 주변매장으로 직원을 다시 보낸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홈플러스노조는 또 “MBK의 과도한 배당금 챙기기가 홈플러스 재무상태를 거덜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홈플러스의 당기순이익은 7332억원이었지만 MBK는 동기간 배당금으로 1조2130억원을 챙겨갔다. 또 이미 2조2000억원 가량의 건물을 팔아 치운 탓에 매장 임대료를 내느라 영업수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노조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온라인 사업에 수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조건에서 홈플러스의 기업 경쟁력은 갈수록 저하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하며 “홈플러스가 말한 대로 생존위기 상황이라면 우선 기형적인 배당을 중단하고 경영정상화,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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