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반토막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타격 클 듯…임금인상 요구하는 노조와 평행선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사진=홈플러스 제공)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사진=홈플러스 제공)

[증권경제신문=한행우 기자]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유통업 위기 속 노사갈등으로 시끄럽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하락, 확진자 방문에 따른 임시휴업, 재난지원금 사용 불가 등 갖은 악재가 겹친데다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노조와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6월 사내게시판에 자필 편지를 게재하며 “모두가 하나되어 함께 할 때만이 우리가 원하는 바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던 임일순 사장의 ‘소통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알짜매장 매각, 임금 인상폭 등을 두고 노조와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회사에 18.5% 임금인상에 상여금 300%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나서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부동산 유동화를 검토하면서 회사와 직원들 간 골이 깊어지고 있다. MBK가 안산·둔산·대구점 매장에 대한 매각 및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은 ‘일자리 위협’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안산점은 직원 수나 매출순위가 상위에 속하는 대형매장으로 폐점 시 대량 실업 우려가 있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흑자 매장의 영업 포기는 MBK가 마트사업에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라는 것.

안산시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매장 매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놔 향후 홈플러스와의 갈등 가능성을 보였다. 시는 5일 자료를 내고 “홈플러스가 추진하는 안산점 점포 매각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개발 계획이 접수되더라도 원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근본은 가파른 실적 악화에 있다.

홈플러스의 2018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59% 감소한 1090억8602만원에 그쳤다. 회사로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 검토가 필요한 상황. 노조의 매장 매각 반대와 임금 인상 요구 모두 불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노동자들 역시 회사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 속 일자리의 안정적 유지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신세계와 롯데라는 그룹차원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유통 장악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MBK로부터 약속된 투자조차 받지 못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기업경쟁력 도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18.5%의 임금인상안에 대해 ‘노조가 과도하다’고 하는 건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요구한 만큼 올라봤자) 그래 봐야 209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 이후 실질적인 처우개선이 없었던 만큼 지금이 처우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라는 부연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생존 위기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현재 18.5% 임금인상에 상여금 300%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기가 한동안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증권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