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고객에 무조건적 사과 강요…휴게 공간 없어 쪼그리고 앉아 식사

(사진=블라인드 캡처)
(사진=블라인드 캡처)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국내 1위 커피 전문 브랜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하 스타벅스)가 ‘파트너’ 부당 처우 논란에 휩싸였다.

직원들을 ‘종업원’이 아닌 ‘파트너’로 부르며 이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의 경영 철학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매장 내에서 폭언·폭행을 당한 직원을 보호하기는커녕 되레 강제 사과를 강요했다는 폭로가 나온데 이어, 직원의 휴게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걸레를 빠는 싱크대를 마주보고 식사를 해야 한다는 증언까지 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저는 오늘 고객을 고소했습니다’라는 스타벅스 직원의 글이 올라오며 서비스직종에 일하는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직장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A씨는 매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주문한대로 음료를 제공했으나 고객은 음료가 잘못 나왔다고 항의했고, 새로 음료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고객이 고성과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계속되는 욕설에 A씨는 고객에게 고지 후 상황을 녹음 하려고 했고, 고객은 녹음을 막기 위해 A씨의 휴대폰을 부수려고 까지 했다.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A씨는 멱살까지 잡혔다.

이러한 고객의 태도는 서비스 업종에서 이제껏 종종 있어왔던 ‘갑질’ 사례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산 부분은 이후 나타난 매장 관리자의 대처다. 고객이 고성을 지르며 책임자를 찾자 나타난 점장이 A씨에게 무조건적인 사과를 강요했기 때문.

매장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점장이 자신을 보호해 줄 것으로 믿고 있던 A씨는 이러한 점장의 대처로 인해 더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다. 고객으로 인한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시, 응대자를 현장에서 배제 시켜야 한다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더욱이 매장 내 다른 고객들이 그 상황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주문을 받게 해 수치감마저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폭로글에 동종업계 종사자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은 공분을 표하고 있다.

해당 글에 한 스타벅스 직원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스타벅스가 파트너를 ‘소모품’ 취급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스타벅스 측은 위 사건에 대해 “고객 불만 응대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며 “해당 파트너가 수사기관에 의뢰한 사안에 대해 행정적 절차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직원의 폭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스타벅스 직원 B씨는 “모든 매장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95% 이상의 매장이 직원 휴게공간이 없어 대걸레를 빠는 싱크대를 마주보고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쪼그리고 앉아서 식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식사 중에도 다른 직원들이 지나다녀야 해서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한다”며 “겨울에는 외투를 걸 곳 조차 없어 구석에 둔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타벅스 측은 “매장 전체 플로어를 파트너들에게 오픈해 휴게공간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파트너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스타벅스와 동일하게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타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경우 휴게공간이 따로 제공 되지는 않았으나 매장 내 사무실을 휴게 공간으로 겸하고 있었으며, 식사는 외부에서 이뤄지고 직원에게 개인 사물함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의 이 같은 직원 처우 논란에 한 직장인은 “하워드 슐츠 회장은 분명 ‘고객은 2위’라고 말했는데 우리나라에만 오면 같은 간판을 달아도 다른 회사가 되는 것 같다”며 “이런 처우를 할 거면 ‘파트너’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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