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 중시한 창업주 정신 이어 사회공헌 앞장
수차례 불법 리베이트 적발…'신뢰·실적' 동반 하락

기업들은 상반된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기업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습은 대대적으로 홍보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어두운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 직원들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 고객의 피해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는 기업들은 차고 넘친다. 증권경제신문은 [두 얼굴의 기업] 기획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호의 속 감춰진 양면성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중외제약 사옥 (사진=중외제약 제공)
중외제약 사옥 (사진=중외제약 제공)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JW중외제약은 수익성은 낮지만 의료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의약품 중 하나인 ‘수액제’를 광복 이후 꾸준하게 만들어온 회사다. ‘생명존중’ 가치를 강조한 창업주 이기석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공헌에도 앞장서온 JW중외제약은 최근 대규모 불법리베이트 혐의가 적발됐다.

◇ 중외학술복지재단 통해 지속적인 사회공헌

JW중외제약은 2011년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개인사재(약 200억원)를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전개하는 활동 중 대표적인 학술활동으로는 ‘성천상’ 시상을 꼽을 수 있다. 성천상은 창업주 故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 국민의 복지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국적과 민족을 초월해 국내외에서 질병과 빈곤으로부터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인술을 펼쳐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커다란 업적을 이룩한 의료인을 추천 받아 시상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좀 더 따뜻하게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동남아, 아프리카 등 의료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의 의료인을 초청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선진의료기술과 시스템을 배울 수 있도록 연수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지원 활동도 진행 중이다. ‘JW아트어워즈’는 장애 예술가들의 재능을 발굴해 작가로써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매년 미술 공모전을 개최하고 우수작들을 시상하고 있다. 열정과 재능이 있는 수상자에게는 좀 더 나은 여건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으며 작품 전시회도 열어주고 있다.

아울러 이종호 JW홀딩스 명예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홀트일산복지타운 소속의 중증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후원회장을 맡아 오며,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매월 한마음 봉사단원인 JW임직원과 함께 JW그룹 사옥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지역사회 독거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봉사활동을 진행,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가뭄 등 자연 재해 시 한마음 봉사단원과 함께 농업용수 공급, 방역봉사, 물품지원 등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함께 참여하고 지원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JW타워콘서트’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JW타워 근무자 및 지역사회 주민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작은 음악회다. 지역주민과 우면동에 거주하는 독거 및 장애 어르신, JW타워 근무자들에게 아름다운 음악공연을 제공함으로 생활에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 이웃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 문화예술 공연으로부터 소외된 지방 소도시, 장기 입원환자가 있는 요양시설 및 병원을 찾아가 즐거운 음악공연을 선물함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함은 물론 삶의 질 향상을 선물하고 있다.

끝으로 인재육성 활동으로 북한이탈청년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북한이탈 청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멘토링 및 기업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남한사회에 잘 정착하여 미래의 훌륭한 재목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지난달 JW윤리의날을 맞아 준법·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가졌다. (사진=JW중외제약 제공)
JW중외제약이 지난달 JW윤리의날을 맞아 준법·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가졌다. (사진=JW중외제약 제공)

◇ 400억규모 불법 리베이트…‘신뢰·실적’ 모두 타격

지난 2015년 창립 70주년을 맞았던 JW중외제약은 당시 2020년 목표로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헬스케어그룹으로의 도약’을 꼽은 바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20년 JW중외제약은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 혐의에 연루됐다. 

최근 중외제약 내부 직원의 제보로 시작된 조사에 의해 경찰은 중외제약이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4년 동안 제공한 리베이트 규모를 약 400억원으로 파악했다.

리베이트는 의사들이 자사 특정 약품만 처방하도록 영업사원을 통해 리베이트 계약을 맺고, 실제 처방이 이뤄지면 예상 수익 3~35%에 달하는 금품을 지급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중외제약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는 전국적으로 약 600~7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대형병원 뿐 아니라 원자력병원, 경찰병원 등 공공의료기관과 지방 유명병원 의사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13년에도 리베이트로 인해 행정처분을 받은 전적이 있는 JW중외제약은 이번 사건으로 또 한 번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중외제약의 경우 수액 등 병원의 공급하는 전문의약품이 주력인데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리베이트건이 적발되면 해당제약사 제품은 모두 납품에서 빠지게 된다”며 “이번에 규모가 큰 공공의료기관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면 올해 실적 면에서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리베이트 관련해서 여느 제약사보다도 지속적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회사로 꼽힌다.

2013년에 행정처분을 받기 이전인 2000년대에도 과징금을 받은 전적이 있으며, 작년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중조단)이 JW중외제약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JW중외제약이 의료장비를 임차해 거래처인 병원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해 36억4600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였다.

더욱이 JW중외제약은 공정거래법, 약사법, 청탁금지법 등 관련법령을 준수하기 위해 이미 2007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선포했던 만큼 반복적인 불법행위는 이 같은 프로그램 도입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직접 인정한 셈이기도 하다.

JW그룹은 지난 2007년부터 CP(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 ‘ISO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도입한 JW중외제약은 기존 CP에 ABMS(전사적 부패방지 경영시스템)를 통합한 CP&ABMS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 JW중외제약 서초동 본사에서는 ‘제4회 JW 윤리의날’을 맞아 준법·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

JW 윤리의 날(6월 2일)은 지난 2017년 CP 도입 10주년을 기념해 윤리경영에 대한 임직원들의 자세와 의지를 재점검하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자율적인 노력을 대내외적으로 표명하기 위해 제정됐다.

JW그룹은 6월 한 달을 ‘JW 윤리의 달’로 정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리경영 서약서 서명과 준법·윤리경영 관련 퀴즈응모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인 7월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되며 이런 행사 취지도 무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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