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위상①] 팬데믹에서 국내 수출 구해내다
[삼성전자의 위상①] 팬데믹에서 국내 수출 구해내다
  • 길연경 기자
  • 승인 2020.07.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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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상수지 흑자 전환, 반도체·스마트폰 등 효자 품목
화웨이 악재, 삼성전자에 호재 될 듯…벌써 6G 자신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충남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을 제조하는 명실상부한 국내외 1위 기업이다. 특히 이들 품목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후발업체들의 추월을 불허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을 사실상 떠받들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라고 할 수 있다. 오너십과 전문경영인체제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모범사례로 외국인의 매수 1순위 기업도 삼성전자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외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평가는 박하다. 국내의 따가운 질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으로 삼성전자의 비상경영은 도저히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증권경제신문은 선제적인 혜안으로 국내 경제를 이끌어온 삼성전자의 현재 위상과 한국의 경제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한국과 삼성전자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저력에 힘입어 올 5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수출의 상당부분을 담당하는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의 선전 속에서 이뤄낸 결과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지난 5월 경상수지는 22억9000만달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4월 코로나19에 수출이 위축되면서 33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흑자 전환엔 삼성전자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한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과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7월도 반도체 호조에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10일 수출은 133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억달러(1.7%) 줄어드는데 그쳤다. 앞서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4월 -25.5%, 5월 -23.7%, 6월 -10.9%로 3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하고 있어 7월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초반 수출이 긍정적인 이유는 반도체, 승용차 등 주력 수출 품목 수출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수출액이 7.7% 늘었으며 승용차도 7.3% 늘었다. 선박은 기간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전년동월대비 수출액이 307%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수출액이 9.4%, 대미국 수출액이 7.3% 증가한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 1월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ICT 수출은 176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7% 줄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주력 품목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그래픽=뉴시스)

◇ 한국 수출 견인, 반도체의 위상

삼성전자는 수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해외매출이 196조220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2%를 차지해 주요 기업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100개사 가운데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9개사의 해외매출 규모는 710조8000억원이었는데 삼성전자의 비중은 이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44.1%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29.2%다. 두 기업의 점유율은 70%로 사실상 한국이 D램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 점유율 33.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과 평택캠퍼스에서 낸드플래시와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생산하고 있다.

낸드 기술력을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SSD 시장에서도 2019년말 기준 점유율 30.5%로 2위 인텔(18.2%)과 3위인 웨스턴디지털(11.2%), 또 다른 국내기업인 SK하이닉스(3.9%)에 크게 앞선 1위에 올랐다.

업계에선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변동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SSD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올해 1분기 SSD 수출을 가장 많이 한 국가가 됐다. 

지난 6일 국제무역센터(ITC) 집계를 보면, 한국은 올해 1분기(1~3월) 23억7497만달러(약 2조8000억원)의 수출을 올리며 대만(20억3646만달러)을 앞지르고 분기 SSD 수출국가 1위에 올랐다. ITC가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무역통계를 기반으로 SSD 수출내역을 공개하기 시작한 2007년 1분기 이후 13년 만에 첫 성과다.

업계에선 SSD 시장이 열린 2006년부터 줄곧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코리아 반도체'의 쾌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대만은 직접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게 아니라 관련 부품을 사서 조립해 SSD를 수출해 왔고, 이미 가동률 100%에 근접하게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수치는 한국의 공급여력(캐파)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낸드플래시를 직접 만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선제적으로 투자해온 것이 결실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진=뉴시스)

◇ 하반기 불안감, 삼성전자에 기회

하지만 하반기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3%)이 한국은행의 예측치에 미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0.8% 하락하면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한은은 5월 경제 전망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없을 경우 올해 성장률을 -0.2%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5일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생활가전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 1주년을 맞은 기자 회견에서 "상반기는 코로나 영향으로 우려했지만 2분기부터 생각보다 상황이 나아졌다"며 "하반기 들어서도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락다운(경제활동 중단)이 풀리면서 수요가 올라오면서 3분기까지는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상반기 선방에도 4분기 이후 악화될 사업 환경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하는 회사"라며 "(전 세계 각국에서)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되면 (우리에게) 공장에 현지에 지으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인상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D램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면서 하반기엔 스마트폰과 5G 장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갤럭시노트20와 아이폰12 등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날 경우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도 삼성전자가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차례로 화웨이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어 미국 정부 고위관료는 LG유플러스에 대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영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화웨이가 퇴출되면 에릭슨과 노키아, 심상전자 등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5G 장비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려는 삼성전자에 대한 수혜가 예상된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지난 6월30일 5G 통신망 구축에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NEC가 참여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는 삼성전자가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여러 국가가 5G 네트워크 전환에 나서면 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최근 6G 개발 계획을 밝히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는 것도 네크워크 장비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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