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채용 4만명 달성도 무난…기업본분 일자리창출 총력
시스템 반도체 투자 올해까지 26조…불확실성 돌파 의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을 제조하는 명실상부한 국내외 1위 기업이다. 특히 이들 품목에서 강자가 되기 위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후발업체들의 추월을 불허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을 사실상 떠받들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라고 할 수 있다. 오너십과 전문경영인체제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모범사례로 외국인의 매수 1순위 기업도 삼성전자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외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평가는 박하다. 국내의 따가운 질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으로 삼성전자의 비상경영은 도저히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증권경제신문은 선제적인 혜안으로 국내 경제를 이끌어온 삼성전자의 현재 위상과 한국의 경제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한국과 삼성전자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삼성전자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지 2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코로나 사태, 기업 총수 리스크 등 최악의 여건 속에서도 고용 약속 이행을 담담히 하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국내 경제에 삼성전자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재용)의 올해 신규 채용된 박사급 인재들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부문인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산업 부문에 집중됐다.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 IT 산업 경쟁 심화,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계의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기업의 본분은 고용창출과 혁신, 투자다. 2년 전 약속 꼭 지키겠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로,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5월 초 대국민 기자회견에서는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한다"며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사업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며 인재 경영 중심의 '뉴삼성' 비전을 발표해 우수 인재 확보 구상을 구체화시켰다.

이를 증명하듯 이 부회장은 직접 인재 확보를 나서기도 했다. 지난 6월 AI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으로 임명해 주목을 끌었다. 뉴삼성 비전을 위한 인재 영입 첫 사례다.

◇ "약속하면 반드시 지킨다"…최악의 여건 속 투자·고용 확대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을 바라보는 세바스찬 승(승현준) 소장(왼쪽에서 두번째).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까지 3개년 목표치(약 4만명)의 80% 이상에 달했으며,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채용계획에서 설정한 3년간 고용 예상치(2만~2만5000명)보다 무려 2만명 가량 많은 것으로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삼성이 기업의 본분인 '일자리창출'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 3개년 목표치(약 180조원)에 차질 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약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계열사별로는 '주력'인 삼성전자가 DS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부문별로는 특히 R&D 투자가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삼성전자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반도체·디스플레이 155조원, AI, 5G, 바이오사업 등에 약 25조원 등 총 180조원을 투자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 이 180조원 중 130조원(연 평균 43조원)은 향후 3년간 국내에 투자된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에 따르면 130조원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40만명, 생산에 따른 고용 유발 30만명 등 70만명에 달한다. 또 향후 3년 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삼성은 정부가 지난해 4월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는 로드맵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해 4월 발표한바 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청사진'으로, 관련 R&D 및 생산시설 확충에 총 133조원(R&D 73조원, 시설 60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전문 인력 약 1만5000명을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는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투자 속도는 매우 다 빠르다는 평가다.

시스템 반도체 투자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매출은 총 8조 1200억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처음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7900억원)보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실제 채용 측면에서 지난 5월 18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 포함 10만6877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10만4355명) 대비 2.4%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DS 부문 직원 수는 5만6065명으로 전년(5만3103명)보다 5.6% 확대됐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30만명을 넘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28일 발간한 '2019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2018년말 기준 한국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30만9630명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00대 기업 중 국민연금 가입 여부를 알 수 있는 498개 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추이 조사 결과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10만3025명으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10만2004명)에 비해 1021명 늘어났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준 대비 고용인원이 줄어 코로나19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월(10만1857명)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월(9만9758명)에 비해 2099명 증가했다.

이미 지난 7월 1일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설계, AI 분야의 박사급 인력을 500여명 채용한 바 있는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석·박사 인재 5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삼성전자 직원(좌)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우)이 양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또 삼성전자는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경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8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총 1100억원을 조성해 5년간 2500개 중소기업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5년 간 약 1만50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2018~2019년 1070여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사업의 내실화·고도화를 집중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일환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스크, 진단키트, 손소독제 등 보건용품 제조기업을 패스트 트랙으로 선정해 도왔다.

지난 2~3월 마스크기업 4개사에 50여명의 전문가를 지원해 신규설비 셋팅, 노후설비 재가동 등 삼성의 혁신노하우들을 마스크 공정에 접목, 생산능력을 51% 개선했다. 현재는 코로나19 관련 진단키트 기업 4개사에 전문가를 투입해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 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며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빠짐없이 일조하고 있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반도체 우수협력사에 1927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3년간(2018~2020년) 약 4500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과 연계해 국내 팹리스 업체에 IP(지적재산권) 제공,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로 산학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스타트업 지원으로 청년 일자리 제고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7월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는 모습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7월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역량과 스타트업 지원 경험 등을 활용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2018년부터 향후 5년간 청년 취업 준비생 1만명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지원 과제는 302개로, 총 5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4일 서울 멀티캠퍼스 교육센터에서 열린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2기 수료식에서 교육생들과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 삼성전자 최윤호 사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으며, 오는 2024년까지 총 5000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특히 1,2기 수료생 10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기 취업에 성공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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