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13명 사망·13명 실종…이재민 1000명 넘어
文대통령, 오후에 '호우 대응 점검 회의'
피해 큰 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전망

지난 3일 오후 호우경보 발효된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에서 70대 남성과 80대 남성이 산사태 이후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4일 새벽 수도권에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됐던 비구름이 기압골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북쪽인 북한 평양 일대를 지나가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밤부터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내일 새벽부터는 빗방울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경기남부는 일시적으로 소강상태가 이어지겠지만, 경기북부에는 저기압과 고기압이 만나면서 형성된 좁은 통로가 위치해 오후에도 국지성 오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태풍 하구핏이 아직 한반도 강우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밤늦게부터 하구핏의 따뜻한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비구름과 합쳐지면서 내일 새벽부터는 빗방울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중국에 상륙한 제4호 태풍 하구핏이 소멸하면서 유입될 수증기의 양이 상당한 만큼 5일까지 수도권에 100~300㎜, 많은 곳은 최고 500㎜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를 유지했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한반도에 비를 뿌리고 있는 장마전선은 중국에서 서해상을 거쳐 발달하고 있는 비구름으로, 방위상으로는 남서서쪽에서 북동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그동안 남서에서 북동진하는 경향을 보이던 기압 흐름이 앞으로는 서에서 동진하면서 국지성 호우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라며 “오늘밤 중국에 상륙한 태풍이 소멸되면서 남은 수증기가 유입돼 내일 새벽 수도권 일대에 시간당 50~100㎜, 강한 곳은 시간당 120㎜ 수준의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7일과 11~12일에는 빗방울이 지금보다 다소 약해지면서 장마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겠으나, 장기간 비가 이어져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시설물 관리와 안전에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나흘 내리 이어진 게릴라성 폭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숨지거나 실종된 인원이 20여 명에 이르고 이재민도 1000명을 넘어섰다. 

4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의 검토 지시에 이어 오후에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대응 점검회의가 열린다. 보다 신속한 복구를 위해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오늘과 내일 사이 이뤄질 전망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13명, 실종 13명, 부상 7명이다. 

충남 아산에서 실종된 1명이 이날 오전 7시6분께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날 집계치(사망 12명, 실종 14명, 부상 7명)에 변동이 생겼다. 

이재민 수는 629세대 1025명이 됐다. 전날 집계치(555세대 865명)보다 74세대 160명 증가했다. 

현재 96세대 196명만이 귀가했다. 나머지 533세대 829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중 115세대 142명만이 친·인척 집으로 거처를 옮겼을 뿐 대부분 마을회관과 경로당, 체육관, 숙박시설, 임대주택 등에서 머물고 있다. 

안전을 위해 일시 대피한 인원은 2228명으로 전날 집계(1759명)보다 469명 늘었다. 

피해 시설물은 전날 2562건에서 2958건으로 396건 불어났다. 사유시설 1483건, 공공시설 1475건이다. 이 중 1531건(51.8)만 응급 복구가 끝난 상태다. 

농경지는 5751ha(헥타르=1만㎡)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19.8배, 축구장(0.73ha) 면적의 7878.1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피해 현황을 계속 집계하고 있어 그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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