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후보자 의사 확인 선행돼야···총력 투쟁 경고"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증권경제신문=김하영 기자]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만료를 두 달여 앞두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14일 KB금융에 따르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고 총 4명의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어 9월 16일에는 이들 4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심층평가를 실시한 뒤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지난 4월 그룹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내부 후보자 5명과 외부 기관의 추천을 받은 외부 후보자 5명 등 총 10명을 선정한 상태다. 지난 5월 말부터는 주요 주주와 직원 대표, 노동조합 대표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회장 선출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에서 KB금융이 ‘무풍지대’로 남아있는 등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성사시키며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KB금융의 생명보험업 부문을 강화했다는 점도 업적으로 꼽힌다. 

경영 성과도 좋다. 사모펀드 사태 피해를 별로 보지 않은 KB금융은 올해 2분기 98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 금융지주 자리에 올라섰다.  

걸림돌은 노조 반발이다.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노동조합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군들의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확인”이라며 “회장 추천 절차에 참여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는 후보자군을 확정해 놓고 회추위가 이들을 검토해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3년 전 윤 회장의 연임 때도 이런 방식으로 회장 최종 후보자군 3인을 발표했으나 윤 회장을 제외한 다른 2명의 후보들이 후보직을 고사하면서 ‘깜깜이’, ‘날치기’, ‘요식행위’라는 비난과 조롱에 시달려야 했다”며 “회추위는 또다시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를 반복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후보자군에 대해 먼저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의사가 확인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회추위의 검토와 평가,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추위가 이런 요구를 묵살한다면 이번 회장 선임 과정을 근본적인 절차상 하자로 규정할 수밖에 없으며,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롱리스트 포함 여부는 본인이 알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롱리스트 단계에서부터 명단이 외부로 알려지면 추후 숏리스트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본인들의 명예가 훼손될 수도 있고 회추위의 독립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추위에서는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후보자들에게 인터뷰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높은 순위의 후보부터 인터뷰 의사를 먼저 묻고 수락한 4인을 대상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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