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사업부는 통큰 투자, MC사업부는 매년 투자 축소…올해 1096억원 투입
인력 감축 2013년 8000명 →올 6월말 3700명, 생산능력도 급전직하중

지난해 2월 15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이 MWC에서 선보일 5G 스마트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날 권 본부장은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LG전자 제공)
지난해 2월 15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이 MWC에서 선보일 5G 스마트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의 미래먹거리 분야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1분기 연속 적자 탈출의 중요한 방향키인 고용, 투자, 생산능력이 모두 줄어들면서 조직 축소 움직임이 완연한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사업부별 신규 투자 금액을 총 3조1900억원 규모로 잡았다. 이중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에는 6070억원을 집행한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에는 109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에 1000억원 이상이 투자되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LG전자는 2016년 1471억원, 2017년 1210억원, 2018년 982억원, 2019년 762억원 등 매년 스마트폰에 대한 투자를 줄여왔다.

반면 VS사업본부는 2018년 1조7198억원에 이어 지난해 6293억원, 올해 6070억원 등 스마트폰 사업과 달리 통 큰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 3000억원선이던 VS사업 투자비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두 배 이상 뛰고 있다.

MC사업본부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고용, 생산 능력 등 실적 반등의 키마져 실종한 모습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35년 동안 가동해 온 경기 평택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멈추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스마트폰 사업 적자에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게까지 밀리고 있어 원가절감, 인력감축 등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생산거점 재배치로 인한 추가 인력 감축 가능성도 제기됐다. 2013년 8000명 수준이었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담당 MC사업본부 인력은 올 6월말 기준 37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는 빠졌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제품과 기술에 있어 정형화 작업을 하면서 예전에는 많은 인원이 해야 했던 일들을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하도록 기반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한국, 중국,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마트폰 생산 능력을 해마다 줄이고 있다. 생산능력은 2016년말 8318만대에서 2017년 6722만대, 2018년 3867만대, 2019년 2046만대, 올 반기 기준 930만대 수준으로 급전 직하중이다. 

2018년 3월 LG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시점을 2021년으로 잡았지만 기존 모습을 답습하면서 공염불이 될 공산이 커졌다.

권 사장은 2017년말부터 MC사업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MC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황정환 부사장을 1년 만에 교체하는 등 권 사장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취임 이래 10분기, 총 21분기 연속 적자를 막지 못했다.

TV의 성공 DNA를 스마트폰에도 이식하길 바랬던 그룹의 기대는 아직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2016년 출시한 G5의 대실패 이후 좀처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G5는 원하는 기능을 레고 조립하듯 끼워서 쓰는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을 지향했다. 하지만 모듈 사이 틈이 벌어지는 유격현상이라는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LG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무한대로 하락시켰다.  G5의 대실패로 2016년 LG전자 MC 사업부는 무려 1조2600억원의 적자를 보게된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은 2016년 하반기 중 인력 재배치가 이뤄졌고 수익성 개선 활동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7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면서 "휴대폰 경쟁력 확보에 시간이 소요될 전망으로 단기간 내 가시적인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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