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화웨이 물량' 신규 웨이퍼 투입 안해
15일부터 제재 발효…美정부 승인없인 판매 불가
국내 기업 주요 공급처 사라져 단기 매출 감소 예상

사진은 화웨이코리아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화웨이코리아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IT 기업 화웨이에 오는 15일부터 메모리(D램 등)는 물론 5G, 모바일AP 등 시스템 반도체까지의 공급을 사실상 중단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5대 매출처일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핵심 고객사로 업계에 파장에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화웨이 제재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난달 17일 이전에 생산됐거나 생산 중이었던 반도체에 한해 오는 14일까지만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다. 이 제재는 이달 15일부터 시작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제3국 반도체 업체라도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기술·장비를 사용했을 경우, 화웨이에 납품하기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검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화웨이와 더 이상 거래관계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7일 이후 화웨이 공급 물량에 대한 신규 웨이퍼 투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잔자 반도체(DS) 부문은 화웨이와의 모든 신규 거래를 중단하며, SK하이닉스는 미 제재안이 적용되기 전날 14일까지만 화웨이에 D램·낸드플래시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15일부터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강경 의지에 승인이 쉽게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 정부 사전 승인요청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 중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약 7조3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관련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11.4%인 약 3조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매출 중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시장 등 반도체 외의 분야에서 화웨이의 부진에 따른 점유율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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