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첫 공판준비기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조만간 재개
인사·전략 등 경영 차질 및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이번 달부터 피고인 신분으로 2개 재판에 나서야 한다. 사안이 복잡해 3년 이상 재판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9월 1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첫 재판이 이번달 하순 열리는 가운데,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도 특검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이 기각되며 재개될 예정이다.

6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중법정 311호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앞서 외부 전문가가 검찰의 수사·기소 타당성을 검토하는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및 수사 중단 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이날은 이 부회장의 첫 재판이지만 정식 재판에 앞서 열리는 절차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하지 않는 대신에 혐의와 증거조사 등을 놓고 변호인들이 검찰과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의 쟁점은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시세조종행위 등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여부다. 삼성 측은 시세조종은 결코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합병을 앞두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식매수청구 기간에 고의적으로 주가방어에 나섰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주가 방어는 모든 회사들이 회사 가치를 위해 당연히 진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검찰이 구속영장 실질심사와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논의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던 배임죄를 공소장에 추가한 것을 두고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삼성바이올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서 출발한 삼성그룹 불법 경영승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9월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관련 수사에 착수한지 약 1년9개월 만이다. (그래픽=뉴시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개도 앞두고 있다. 이 재판의 경우 공판기일이라서 피고인인 이 부회장이 출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편향 재판 등을 이유로 파기환송심 재판부를 변경해달라고 낸 기피 신청이 재항고 끝에 대법원에서 지난 9월 최종 기각됐다. 이로써 약 7개월 가량 중단됐던 재판이 재개됐다.

공교롭게도 경영권 승계의혹 사건과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이 부회장이 한 달에 두 번씩, 격주로 서울 서초동 법원을 드나들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법정에 출석하기 전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시간이 소모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이 부회장이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은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갈등 심화, 한·일 갈등으로 인한 수출 규제, 4차산업 혁명으로 불거진 신 기술·산업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해야 할 사안이 산더미다.

또 4분기의 시작인 10월부터는 다가오는 새해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한편 사장단을 포함한 연말 임원인사 등 각종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만이 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과 같은 전략적 결정에 경영 차질을 빚고 글로벌 경쟁력을 잃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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