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퇴비용으로 판매했을 뿐" vs "위험물질이면 처리과정 확인 했어야"

지난해 전주시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익산 장점마을 기자간담회에서 주민 대책위원회와 익산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전주시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익산 장점마을 기자간담회에서 주민 대책위원회와 익산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백복인 KT&G 대표가 환경부 국정감사 증인에 참석하며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점마을 사태는 마을 주민 99명중 22명에게 암이 발병하고 14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환경부는 조사를 통해 금강농산이 KT&G로부터 퇴비로 사용한다고 매입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불법적으로 건조공정을 거치는 비료로 사용해서 발생된 사건이라 발표한 바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백복인 KT&G 대표가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KT&G는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주민들의 고통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로 인한 책임을 KT&G에게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연초박은 당시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퇴비의 원료로 재활용이 가능했던 식물성 잔재물로, 정부의 재활용 우선 정책에 따라 법령상 기준을 갖춘 비료생산업체 금강농산을 통해 적법하게 퇴비 원료로 위탁 처리했다.

KT&G는 가열과정이 없는 퇴비 생산목적으로 연초박을 매각했으나 환경부 조사 결과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불법으로 고온·건조해 유기질비료를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생겨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T&G는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퇴비 재활용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실을 알거나 예상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KT&G가 금강농산을 관리 및 감독할 수 있는 지위와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본 건에 대한 검찰, 경찰 수사 및 감사원 조사에서도 당사가 지적된 사실이 없다”며 “또한 장점마을 피해 주민들께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당사는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초박이 이처럼 발암물질을 내포하고 있는 위험물질이었다면 처음부터 외부로 유출하는 데 있어 기업이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제대로 된 처리가 진행되는지 확인절차를 가졌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기물 처리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환경부 ‘올바로’ 시스템이 도입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KT&G가 금강농산에 판매한 연초박은 2242t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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