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탈석탄 추세 속 역주행… 韓 해외 석탄발전 투자 늘어나 총 13조원 규모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그리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투자 현황’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 2009~2020년 사이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제공했거나 할 예정(2020년 이후 비용 집행)인 금융 규모는 13조 원으로 확인됐다. (사진=그린피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그리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투자 현황’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 2009~2020년 사이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제공했거나 할 예정(2020년 이후 비용 집행)인 금융 규모는 13조 원으로 확인됐다. (사진=그린피스)

[증권경제신문=노지훈 기자] 세계적으로 탈석탄 움직임에 일고 있지만 정작 한국의 금융기관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그리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투자 현황’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 2009~2020년 6월 사이 한국의 162개 금융기관이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6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적금융기관이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지원하는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해당 기간 한국 공적금융기관이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제공했거나 할 예정(2020년 이후 비용 집행)인 금융 규모는 13조 원으로 확인됐다. 지난 10년간 세계 석탄투자 규모는 지속 감소했으나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투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08년 정부가 발표한 ‘녹색성장’ 기조 아래 석탄발전 부문에 대한 투자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됐다. 금융기관의 석탄발전 투자에 대해 전수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사에 따르면, 162개 금융기관(공적금융기관 73개, 민간금융사 89개)이 12년간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제공한 금융 규모는 공적 22.2조 원, 민간 37.4조 원에 달한다. 

해외 석탄발전 사업의 경우, 투자 금액 10.7조 중 92%는 공적금융기관이 지원했다. 공적금융기관의 해외 투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 증가했다. 주무부처별 해외 석탄투자 규모를 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4조 8585억 원(수출입은행), 4조 6680억 원(무역보험공사)으로 가장 컸다. 금융위원회는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대출약정액 4800억 원을 포함해 6950억 원(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으로 3위를 차지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기재부와 산업부의 산하 금융기관이 석탄발전사업에 1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 경제 주무부처가 우리 금융기관의 안정성과 국가경쟁력에 대한 제대로 된 청사진을 갖고 있는건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기후위기 대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한국전력은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석탄발전 사업 참여를 결정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발전 사업 지분을 프리미엄까지 붙여 인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두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각각 85억 원, 95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으로 평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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